강남·서초구와 함께 이른바 '강남 3구'로 불리면서도 최근 부동산시장에서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했던 송파구가 다양한 개발호재를 등에 업고 '제2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황금노선으로 불리는 지하철 9호선이 단계적 개통을 앞둔 데다, 국내 최대 규모와 높이로 지어지는 제2롯데월드도 여러 잡음을 뒤로하고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여기에 문정지구와 위례신도시의 분양 호성적이 더해지면서 송파구의 향후 부동산 기상도는 매우 맑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교통·상업·주거 '삼박자' 고루 갖춘다
강남·서초구가 테헤란로로 대표되는 대규모 업무시설과 강남역 상권 등에 기반한 직주근접형 고급아파트단지라면 상대적으로 송파구는 일반주거지역 성격이 강하다. 한강시민공원과 올림픽공원, 석촌호수 등 자연친화적인 공원이 많고, 잠실동과 오륜동을 제외하면 아파트보다는 일반주택이 많은 지역이다.
'조용한 동네' 송파구가 시끄러워진 계기는 역시 제2롯데월드의 건립이 시작되면서부터다. 제2롯데월드는 123층, 555m 규모의 롯데월드타워와 백화점·쇼핑몰·엔터테인먼트 3개동으로 이뤄진 저층부로 조성된다. 5월초로 예정됐던 저층부 조기개장은 최근 잇따른 안전사고와 서울시의 부정적인 입장에 따라 당분간 미뤄진 상태다. 롯데월드타워는 2016년 12월 준공 예정이다.
제2롯데월드가 완공되면 연간 500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고, 상주 인원이 2만명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유동인구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권은 벌써부터 개장 기대감이 반영된 분위기다.
잠실동 H중개업소 관계자는 "주변 중소형 빌딩 거래량은 1분기에만 작년 전체 기록을 넘어섰으며, 먹자골목 임대료 역시 지난해 말에 비해 10%가량 오른 시세를 보이고 있다"며 "임대 수요를 겨냥한 오피스텔과 임대용 주택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6년 초 개통을 목표로 지하철 9호선 공사도 한창 진행 중이다. 잠실본동부터 방이동까지 각 행정동 경계 부근의 사거리마다 역이 개통될 예정이다. 내년 초에는 신논현역에서 종합운동장까지, 2016년에는 삼전동, 석촌동, 오륜동을 거쳐 강동구 둔촌동까지 연결된다.
특히 석촌역 일대를 눈여겨볼 만하다고 지역 부동산 관계자들은 말한다. 지하철 9호선이 개통되면 기존 8호선과 만나 더블역세권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실제 올 상반기 석촌동의 신고건수는 156건으로 재건축을 마친 잠실 아파트 4개 단지의 매매건수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수치를 보였다. 새로운 주거환경 개선에 대한 기대심리가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문정지구와 위례신도시도 호재다. 문정지구는 최근 지식산업센터의 임대제한 규제가 폐지되면서 임대 수익을 노린 투자자들의 방문이 늘고 있다. 문정지구가 인근 법조단지, 동남권 유통단지와 함께 상업지역으로 거듭나고 있다면, 위례신도시는 강남권 마지막 신도시로 분양마다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개발이 완료되면 문정지구와 위례신도시는 송파구의 새로운 주거·상업지역으로 거듭날 것으로 예상된다.
잠실 제2롯데월드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주목
굵직한 개발호재들이 예상되면서 주거지역의 변화도 서서히 감지되고 있다.
일반주택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송파구에서 아파트가 가장 밀집된 지역은 잠실이다. 잠실동은 지난 2000년대 중후반, 잠실시영과 잠실주공1~4단지가 재건축을 마치면서 2만여 가구의 대규모 아파트촌으로 탄생했다. 파크리오, 잠실엘스, 리센츠, 트리지움, 레이크팰리스의 전용면적 85㎡의 전세가격이 6억원 전후, 매매가격은 8억~9억원에 달하는 신층 부촌으로 거듭났다.
현재로선 1978년 4월에 3930가구가 입주한 잠실주공5단지를 눈여겨볼 만하다. 최근 재건축 규제완화와 제2롯데월드 건립 이슈와 함께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7월 재건축추진위원회가 다시 설립돼 지역사회, 종교단체, 서울시 등과 함께하는 스웨덴식 선진국형 복지타운 건설과 한강과 석촌호수를 잇는 물길을 만들어 한강의 자연성을 회복하여 시민의 품으로 돌려준다는 방안으로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추진위의 요구대로 서울시에서 일부 종상향을 허용한다면 최대 아파트 6200가구, 주상복합 827가구의 대단지로 변모하게 된다.
잠실주공5단지는 시에서 요구하는 소형평형 의무건설대상에서도 제외돼 있어 서울 강남권의 다른 단지보다도 향후 전망이 밝다. 또한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가 재선할 경우 그의 복지타운 정책과 상통하는 면이 있어 유리하게 작용할 공산이 크다.
반면 삼전동, 석촌동, 잠실본동은 대표적인 다세대주택 밀집지역이다. 강남과 가깝고 석촌호수, 신천역상권, 방이동 먹자골목이 인접한 지역이어서 생활환경이 편리하고 임차수요도 풍부하다. 특히 지하철 9호선이 개통되면 가장 수혜를 볼 지역이기도 하다.
대부분 투룸·쓰리룸주택이 많아 신혼부부가 거주하기 좋은 지역이며, 신축주택을 중심으로 원룸주택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2~3년간 지어진 도시형생활주택은 원룸 20~30호로 구성된 대규모 주택도 많다. 다세대주택 임대료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54만~55만원대다.
방이동·송파동은 다세대·단독·연립주택이 고루 분포돼 있으며, 최근 원룸주택 신축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지역이다. 잠실 관광특구 지정으로 상업시설이 증가추세에 있어 도로변 주택은 상업비중이 늘고 있으며, 도로 안쪽 주택지는 상업과 주거가 혼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정동은 지하철 8호선이 지나는 지역이며 성남시와도 인접해 분당·판교 임차수요까지 풍부하다. 2009년 도시형생활주택 공급이 늘어나면서 신축 원룸 임대료가 월 60만~70만원까지 올랐으나, 작년 오피스텔 공급이 집중되면서 하락했다. 특히 한화오벨리스크(1533실)와 송파푸르지오시티(1249실)의 입주가 시작되면서 오피스텔 임대료가 한때 50만원대까지 내려가고, 문정동 신축원룸도 공실이 급증한 바 있다.
김혜현 렌트라이프 대표는 "송파구 주거지역은 잠실과 위례신도시의 신흥 아파트 지역, 지하철 9호선 주변의 임대용 주택이 큰 축을 이룰 것"이라며 "여기에 제2롯데월드와 문정지구의 개발이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새로운 주택수요를 창출하며 제2의 도약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3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재테크 경제주간지’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