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 ③같은 비만약? 위고비·마운자로, 무엇이 다를까
[격동의 비만약 시장] 다른 주성분… 효과 및 부작용 우려 달라
김동욱 기자
1,060
공유하기
편집자주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이 격변을 앞두고 있다. 위고비·마운자로가 시장을 양분한 상황에서 체중 감량 효과와 안전성,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잡은 한미약품의 에페글레나타이드가 내년 상용화될 예정이다. 후발주자들은 경구·패치형 비만 치료제 개발에 나서는 등 차별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비만 치료제가 보편화된 상황에서 앞으로의 시장 변화와 대중들이 인지해야 할 점을 짚어봤다.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의 비만 치료제인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국내에 출시된 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두 약의 처방량이 늘고 있으나 정작 대중들은 두 약의 차이를 자세히 모르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모두 체중 감량 효과가 있지만 건강과 관련된 심혈관 부작용 등과 관련해서는 차이가 존재한다.
위고비·마운자로 처방 건수 급증… 대중 인식은 '글쎄'
16일 업계에 따르면 마운자로 처방 건수는 지난 9월 7만383건으로 집계됐다. 출시 첫 달인 지난 8월(1만8579건)과 비교했을 때 278.8% 급증했다. 앞서 한국에 출시된 위고비의 처방 건수는 올 1월 2만2051건에서 9월 8만5519건으로 287.8% 늘었다.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셈이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각각 한국에 출시된 후 품절 사태를 일으키며 빠르게 시장에 침투해 왔다.비만 치료제 사용이 늘고 있지만 각 약품에 대한 환자들의 인식은 부족한 게 현실이다. 의사들이 비만 치료제를 처방하며 부작용 등에 대한 설명은 생략하는 경우가 많은 게 주된 이유로 꼽힌다. 의례적인 주의사항만 전달할 뿐 부작용 등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환자가 직접 물어봐야 그때 짧게 설명해주는 경우가 일반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만 환자가 아닌데도 위고비나 마운자로를 처방하는 의사도 일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따르면 비만 치료제를 허가 범위 내로 사용해도 위장관 장애, 주사 부위 반응, 피로, 어지러움 등 이상사례가 흔하게 발생할 수 있다. 건강에 치명적인 과민반응, 급성 췌장염, 담석증, 담낭염 등의 가능성도 있다. 식약처는 투여 시 주의사항과 이상반응 보고방법 등의 정보를 담은 안내서를 전국지역 의사회 및 지역의약품안전센터 등에 배포하며 안전한 비만 치료제 사용을 독려하고 있다.
비만 치료제를 사용 중인 30대 직장인 A씨는 "위고비와 마운자로의 차이를 잘 모르고 처방받는 경우가 일반적"이라며 "병원에서 감기약을 처방받듯 의례적인 진료 후 약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작용 등에 대해서는 크게 설명받지 못했다"며 "고용량을 처방한 후 임의로 용량을 조절해서 맞으라는 의사도 있었다"고 부연했다.
마운자로 체중 감소율 20.2%… 위고비는 심혈관 보호 효과 '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주성분이 다른 비만 치료제다. 위고비의 주성분은 GLP(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호르몬 유사체인 세마글루타이드다. 포만감과 팽만감을 높이는 동시에 식욕과 배고픔, 음식 섭취를 줄여 체중 감량을 이끈다. 마운자로는 터제파타이드가 주성분으로 GLP-1과 GIP(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촉진 폴리펩타이드)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하는 게 특징이다. 글루카곤 농도 감소를 통한 혈당 강하와 위 배출 지연 등을 통해 음식 섭취 및 체중 감소에 도움을 준다.
단순 체중 감량 효과만 봤을 땐 마운자로가 우세하다는 평가다. 올해 유럽비만학회와 국제 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에 발표된 SURMOUNT-5 임상 내용을 살펴보면 마운자로의 평균 체중 감소율은 20.2%로 위고비(13.7%)보다 뛰어났다. 10·15·20·25% 이상 체중 감소 달성률도 마운자로가 위고비보다 높았다. 허리둘레 감소치의 경우 마운자로 18.4cm, 위고비 13.0cm로 나타났다.
위고비는 심혈관계 사건 위험을 줄이는 데 보다 효과적이다. 올해 유럽심장학회에서 발표된 STEER 리얼월드 연구에 따르면 위고비는 마운자로보다 심근경색, 뇌졸중, 심혈관 질환 사망 등의 위험이 57%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위고비 투여군에서는 주요 심혈관계 사건이 0.1%(15건) 발생한 반면 마운자로 투여군에서는 0.4%(39건)가 보고됐다. 위고비의 심혈관 보호 효과는 체중 감량 여부와 무관하고 약물 고유의 기전적 특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의료계는 판단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위고비는 비만 치료를 넘어 대사질환 전반을 다루는 치료제로 진화하고 있다"며 "비만 치료의 목표가 단순 감량이 아닌 건강한 장기 유지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도자료 및 기사 제보 ( [email protected] )>
-
김동욱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S 산업 1부 재계팀 김동욱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