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한 도로에서 주행 능력이 뛰어나 각종 스포츠 활동에 적합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SUV의 묘미는 역시 진흙탕과 모래, 가파른 산비탈 등 극한 환경 속에서 오로지 엔진의 힘으로 주행을 즐기는 쾌감일 것이다. 그렇다고 국내 좁은 땅에서의 도로주행 성능 역시 무시하지 못할 일.

이런 국내 도로와 지리 여건에 맞을 법한 SUV를 골라 서울 도심 가운데 언덕길이 많은 종로구 부암동과 평창동 일대를 돌아봤다. 여기에 고속도로 주행과 오프로드 성능을 보기 위해 강원도 원주에 위치한 치악산으로 차를 몰고 떠났다. 그 주인공은 바로 도심형 프리미엄 콤팩트 SUV ‘아우디 뉴 Q3’.



◆ 쪼그만 놈 성깔이…
아우디 뉴 Q3와의 첫 만남. SUV의 모양새를 갖추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딱히 SUV라고 하기에는 크기가 어중간하다. 제조사에서 왜 콤팩트 SUV로 홍보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우선 외부만 보면 작은 SUV 그룹에 속한다. 2.0TDI 엔진을 쓰며, 디자인은 ‘쿠페형 스타일링’을 견지하고 있다.


차를 몰고 종로와 광화문 일대를 지나 도심 속 오르막길이 많은 부암동으로 향했다. 개인적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도심형 SUV에 적합한 차를 고른다면 ‘뉴 Q3’가 답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충분히 검증을 받았고, 핸들 조향성에다 서스펜션도 안정적이고 차분해서다.

본격적인 오르막길 주행을 위해 찾은 부암동. 청와대 뒷길을 지나 올라간 부암동 일대의 도로는 뉴 Q3의 성능을 느끼기에 부족했다. 콤팩트 SUV의 장점을 살려 좁다란 골목길을 헤집고 다니며, 부암동 내에서도 경사가 가파르기로 유명한 자하문로 40길 일대를 돌았다. 육안으로 보기에도 엄청난 경사로. 대략 30도 이상 돼 보이는 경사로와 좁다란 골목 초행길에 들어서자 긴장감이 몰려왔다. 하지만 액셀을 밟으며 오르막길을 달리자 긴장감은 사라졌다. 2.0ℓ짜리 TDI 디젤 엔진은 가속페달을 밟으면 밟는 대로 치고 올라갔다.

뉴 Q3의 풀타임 4륜구동 콰트로(quattro)는 주행 안정성에 대한 걱정을 덜어주고 7단 S-tronic 듀얼 클러치 자동변속기의 스포츠 모드(S)는 순간적으로 엄청난 토크를 발휘하면서 가파른 오르막을 가볍게 헤쳐 나갔다. 부암동 일대를 돌아 평창동 골목길 역시 별다른 어려움 없이 가볍게 오르내렸다. 포장된 도로를 달리다 보니 뉴 Q3의 성능이 아깝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 고속주행에 효율적인 연비

내친 김에 곧바로 장거리 주행에 나섰다. 보기 좋게 포장된 도로만 달리다 보니 성에 차지 않았다. 내부순환로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거쳐 중부고속도로로 진입했다. 오후 10시가 넘은 다소 늦은 시간대라 한산한 고속도로를 막힘없이 달렸다. 2.0 TDI 디젤 직분사 엔진에서 나오는 최고출력 177마력, 최대토크 38.8kg.m는 뛰어난 달리기 성능을 보여줬다. 뉴 Q3 사양에 나오듯 제로백 8.2초, 최고속도 212km/h의 스펙은 큰 무리가 없어 보였다.

특히 콤팩트한 디자인의 작은 차체에 힘 좋은 엔진이 가속페달을 밟으면 밟는대로 치고 나갔다. 경량 설계의 기술을 바탕으로 1670kg에 불과한 차체가 SUV에 속하는 뉴 Q3의 움직임에 안정감을 더했다. 더욱이 뉴 Q3의 7단 S-tronic 듀얼 클러치 자동변속기의 드라이브 모드(D) 주행은 고속도로 주행에 적합했다. 엔진 회전 수도 7단 자동 기어 덕분에 고속 주행 시 3000rpm대에서 적절하게 조절되는 자동 기어변속만의 민첩성을 보였다.

디젤 엔진의 단점인 소음이나 진동도 거슬리지 않았다. 기존 대형 SUV나 여타 콤팩트 SUV에 비해 상당히 안적적인 느낌으로 주행했다. 이렇게 120㎞가 넘는 고속도로 주행을 마치고 도착한 곳은 바로 강원도 원주 치악산 인근. 고속도로에서는 16.3㎞/ℓ까지 연비가 나왔다. 제조사 측이 밝힌 고속도로 주행 16.2㎞/ℓ 연비가 거짓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오프로드’ 부족함 없는 성능
늦은 시간, 인근에 숙소를 잡고 다음 날의 오프로드 주행을 위해 잠을 청했다. 날이 밝자 치악산 강림~운학 코스를 이용해 치악산을 돌아봤다. 이곳은 오프로드 마니아들이 자주 찾는 코스로 자갈길과 비탈길, 그리고 계곡길이 적절이 어우러진 곳으로 알려져 있다.

본격적인 오프로드 구간에 들어선 후 자동변속기를 스포츠 모드(S)로 놓고 달렸다. 수풀과 진흙길, 다소 가파른 계곡에서도 거침이 없었다. 약 25도쯤 되는 오르막 구간도 가뿐했다. 비탈길에서 후진을 해도 전혀 문제될 것이 없었다. 다만 오프로드 전용 타이어나 쇼바(완충기)가 준비 안 된 까닭에 험난한 구간은 진입하지 않았지만 장비만 갖춘다면 제대로 된 오프로드를 즐길 수 있을 듯했다. 그만큼 오프로드 성능 면에서 뉴 Q3는 부족함이 없었다.

오프로드를 달리며 떠오르는 단어가 있었다. 바로 아우디의 ‘콰트로’다. 콰트로는 숫자 ‘4’를 뜻하는 이탈리아어다. 네 바퀴가 모두 굴러간다는 뜻을 담기 위해 이 말을 사용했다. 왜 콰트로라는 수식어를 붙였는지 이해가 갔다. 사실 뉴 Q3는 오프로더로 보기에 너무 곱상하게 생겼다. 오프로드의 절대 강자 지프나 재규어랜드로버처럼 우직한 멋보다는 젠틀한 이미지가 더 먼저 떠오른다. 때문에 뉴 Q3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오프로드보다 온로드에서의 주행이 더 어울리는 차라고 얘기한다. 그러나 뉴 Q3는 오프로드 환경에서도 전혀 손색이 없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콤팩트 SUV다 보니 적재공간의 한계가 있다. 아웃도어 라이프보다는 도심 주행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어 골프백이나 캠핑용품, 여행용품 등을 수납하는 데 불편할 수 있다. 또한 원형 다이얼 형태의 내비게이션 사용법은 답답하기 짝이 없는 부분이다. 아우디만의 차별화된 방식(아날로그+디지털)이지만, 타사 경쟁 모델들이 화면 터치 방식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재고돼야 할 듯하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4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