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파스타 치킨 칠리도그~ 페페로니피자 스시 젤라또 쿠키 롤리팝 바나나~.’ 총 44가지의 음식들로 이뤄진 가사와 재즈 풍의 선율이 어우러진 곡 ‘위시리스트’가 천고마비의 계절인 가을, ‘감성 남녀’들의 허기진 마음을 살찌우고 있다.
야심한 밤 ‘금기송’이라 불리는 달콤한 유혹의 노래 ‘위시리스트’ 목소리의 주인공은 싱어송라이터 여성 트리오 ‘타우린’이다. 뮤지컬계 떠오르는 여배우 이다연(26), 정가희(26), 송상은(24)이 뭉친 ‘타우린’은 데뷔곡 ‘위시리스트’로 피로가 잊힐 만큼 신선한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타우린의 소속사 대표인 배우 유준상은 최근 SBS 파워FM ‘두시탈출 컬투쇼’를 통해 ‘비주얼이 안 되는 걸그룹’이라는 웃지 못 할 소개 멘트로 타우린에 대한 기대(?)를 대폭 낮추기도 했지만, 타우린 멤버들은 유준상 못지않은 유쾌한 개그 감각과 감미로운 목소리로 강인한 첫인상을 남겼다. ‘타우린’이 왜 피로회복 성분 ‘타우린’을 자처했는지, 왜 ‘타우린’일 수밖에 없는지 그녀들의 필수불가결한 매력에 빠져보자.
#포텐 1. 얼떨결에 시작된 ‘가수’라는 제 2의 무대
걸그룹이 쏟아지고 있는 가요 시장에 찾기도, 보기도 힘든 감성보컬 여성 트리오 ‘타우린’. 유준상 대표의 말과는 달리 귀여움부터 여성스러움, 게다가 스타일리시함까지 갖춘 이들은 그야말로 ‘신선함’이었다. 여느 20대 아가씨들처럼 얼굴에 미소가 가시지 않았고, ‘꺄르르’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세 여자와의 만남은 가을의 상쾌한 바람을 맞은 듯 신선했다. 유준상이 타우린으로부터 느낀 매력 역시 바로 이런 점이었을까.
“유준상 선배님, 아니 대표님은 작년 ‘그날들’이라는 뮤지컬 작품을 하면서 만났어요. 셋이서 ‘그날들’의 곡 중 하나를 편곡해서 불렀는데 그걸 들은 대표님이 앨범 제의를 하셨어요. 회식 자리에서 배우 오만석 선배님이 ‘세 명의 목소리로 에너지를 얻고 피로가 회복된다’는 의미로 ‘타우린’을 취중작명 해주셨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대표님이 계약금 10만 원을 내미시면서 자작곡들을 주셨죠. 처음에는 장난인 줄 알았는데 정신 차리고 보니 우리가 ‘타우린’이 돼있더라고요.(하하)” (상은)
선배와 대표를 아우르는 유준상은 타우린에게 ‘열정맨’으로 통한다. ‘위시리스트’를 선보이기까지 수개월간 틈나는 대로 연습을 해 정작 녹음은 30여분 만에 끝난 일화가 있을 정도로 타우린의 대표 유준상은 극성이었다.
“(유준상 대표는)‘열정맨’이세요. 어떨 때는 그 열정을 따라가기가 벅찰 정도라니까요. 연습을 너무 많이 시키는 편이긴 하지만, 선배로서나 대표로서나 항상 자상하고 파이팅 넘치는 모습이 존경스러워요.”(다연)
#포텐 2. 상큼한 팝아트 뮤직비디오 “제작비가 무려...”
유준상과 타우린의 유쾌한 감성은 노래뿐만 아니라 뮤직비디오에도 그대로 녹아있다. 유준상은 ‘두시탈출 컬투쇼’에서 타우린의 신고식을 혹독하게 치러줬다. 유준상은 이날 “심.지.어.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다”며 너스레를 떨었고, 이에 타우린은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들었다. 저예산 절대 아니다”며 뮤직비디오의 예상 밖의 고 퀄리티를 자부했다.
“노래 가사 속 음식이 모두 등장하는데 CG(컴퓨터 그래픽)가 아니고 진짜 음식이에요. 무려 44가지. 음식 구입비만 해도...(허허) 무엇보다 팝아트 요소를 넣어서 장면 장면이 독특해요. 특히 외국 팬 분들이 재미있어하고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한 번 보세요. 아주 새로운 신세계일거에요.”(가희)
무심한 듯 타우린을 장난스럽게 놀리는 유준상은 사실, 타우린에 대한 애정이 누구보다 깊다. 지난해 자작곡으로 채운 솔로 앨범을 발매하기도 한 유준상은 이번 ‘위시리스트’를 작곡하며 그녀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유준상이 직접 출연한 ‘위시리스트’의 티저 영상은 그의 혼신을 담은 연기가 폭소를 자아낸다.
“영어 가사에 등장하는 음식들은 저희 셋이 앉아서 하나하나씩 떠오르는 음식을 적은 거예요. 특히 재즈 풍의 발라드 감성을 살리려면 영어 발음이 입에 착착 붙는 음식들을 먼저 생각해낸 것 같아요. 그런데 대표님이 뭔가 허전하다고, 노래 후반에 ‘먹고 싶다’라는 한 마디를 넣으셨죠. 그래서 작곡 유준상, 작사 타우린, 유준상이 됐어요.(큭)” (상은)
#포텐 3. 타우린이 피로를 잊는 방법
세 여자는 노래만큼이나 ‘먹보’다. 통통 튀는 매력의 상은은 그녀를 닮은 딸기를 좋아한다. 딸기맛이 아닌 생 딸기 그대로의 맛을 사랑하는 딸기 성애자다. 최근에는 ‘치맥’(치킨과 맥주)과 드라마의 환상적인 궁합에 빠져들었다고 한다. 솔직담백한 가희는 닭 요리에 흠뻑 빠져 있다. 특히 구운 치킨이라면 손보다 입이 먼저 갈 정도다. ‘치맥파’인 동생들과 달리 ‘소주파’인 리더 다연은 최근 먹는 것보다 요리하는 것으로 피로를 잊는다.
“언니랑 같이 살고 있는데 작은 오븐이 선물로 들어오자 다연 언니가 요리에 재미를 붙이더라고요. 얼마 전에는 계란, 햄, 양파, 감자 등 ‘갖은 재료’들을 넣어 오믈렛 비스무레한 계란 감자전을 부쳐줬어요. 감자 맛인 듯 계란 맛인 듯... 이도 저도 아닌 맛이었던 그 요리는 마치 공연 예술의 응집이라고 표현해야 할까요.(킥킥) 또 언젠가 마카롱을 만들어준 적이 있었는데 그건 또 완전 계란과자였어요. 이름이 잘못 지어졌을 뿐, 언니가 하는 요리가 다 맛있기는 해요.(하하)”(가희)
음식 얘기를 시작하니 더욱 ‘꺄르르 꺄르르~’ 하는 타우린. 그러던 중 어느 한 명에게 놀림거리가 생기면 그 멤버가 지칠 때까지 멤버들의 놀림이 계속됐다. 이렇듯 서로 농담을 주고받고, 웃음을 나눠 가지는 타우린의 모습은 오랜 친구 같기도, 혹은 가족 같았다.
“싸운 적이 없어요. 녹음을 할 때도 서로 ‘이 부분은 언니가 불러’, ‘여기는 네 목소리가 낫겠다’라고 솔직하게 말하는 스타일이에요. 셋 다 쿨하고, 서운한 게 있으면 곧바로 푸니까 갈등이 없는 편이에요. 그렇다고 절대 욕심이 없는 게 아니에요. 서로를 존중하는 거죠. 무엇이 모자란 지 서로의 단점을 잘 알고, 그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게 진짜 우정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우리에게는 ‘격식’이란 없죠.(킥킥)” (가희)
가희의 말에 다연과 상은의 고개가 말없이 끄덕여진다. 타우린에서 ‘가운데’를 맡고 있다는 가희는 리더보다 더 리더 같으면서도 간혹 막내처럼 멤버들에게 재롱을 부린다.
“멤버들 놀려 먹는 데 도가 텄어요. 다들 장난꾸러기지만 특히 가희는 뭐 하나 놀려 먹을 게 생기면 하루 종일 눈물 쏙 빼게 놀려대는 통에 정신이 없다니까요. 그래서 늘 가희가 우리의 분위기 메이커에요. 아! 그리고 가희는 타우린의 ‘키’를 맡고 있어요. 키가 168이랬나? 맞지?”(다연)
으스대며 번쩍 일어선 가희는 훤칠한 키를 자랑하며 멤버들의 기를 죽였다. 초롱초롱한 눈에 ‘체념’이 드리워진 (멤버 중 가장 작은) 상은이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고 나섰다.
“저는 ‘시간엄수’를 담당하고 있어요. 시간 계획이 철저한 편이어서 연습 시간도 30분이면 30분 꼭 정해놓고 꽉 채워서 하고 가야 직성이 풀려요. 그리고 여자 셋이 모여 말이 많은데 항상 제가 마무리를 하죠. 제가 정리를 안 해주면 아마 멤버들끼리 밤새 수다를 떨고도 몇날 며칠 이야기가 끝이 없을 걸요?(으쓱)”(상은)
왁자지껄한 두 멤버와 달리 상대적으로(?) 조숙한 편인 리더이자 맏언니 다연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그녀의 역할은 짧고 굵었다. 잔다르크가 따로 없었다.
“저는 유 대표님의 전화를 받고 의견을 조율합니다!”(다연)
#포텐 4. 듣고 보고 즐기는 피로회복제 ‘타우린’, 이제 무대에서 구입하세요
타우린의 위트 넘치는 곡과 감칠맛 나는 하모니는 뮤지컬 무대에서도 느낄 수 있다. 다연과 상은은 현재 유준상과 함께 10월 21일 개막 예정인 뮤지컬 ‘그날들’ 연습에 한창이다.
“가수, 뮤지컬 배우로서의 무대는 각각 확연히 달라요. 노래라면 뮤지컬 배우로서도 숱하게 연습했지만 가수가 그냥 노래만 부르는 게 아니더라고요. 뮤지컬 배우는 사전에 숱한 연습을 거쳐요. 정해진 동선을 따라 제 몸과 머리가 기억하는 배역을 표현하고 동료들과 호흡하면서 연기를 해요. 그런데 가수로서의 무대는 악기, 안무, 목소리, 기기 이상, 관객들의 반응 등 언제나 변수가 가득해요. 정말 당황스러울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더라고요.”(다연)
“무엇보다 가수로서 무대에 서면 관객들이 저를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느낌이 들어서 긴장되더라고요.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가 봐요...”(가희)
섹시한 듯 허스키한 가희, 옥구슬이 쟁반을 두들기는 듯한 새초롬한 상은, 여성스러우면서도 무게감 있는 다연의 세 목소리가 하나의 하모니로 완성되기 까지, 그녀들은 숱한 연습을 하고 목소리를 섞으며 서로의 빈 곳을 채워갔다. 눈만 바라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언니가 무엇을 잘 하는지, 막내가 무엇을 싫어하는지 너무나 잘 아는 세 여자의 하모니는 그래서 더욱 환상적일 수밖에 없다.
“올 연말에 새로운 곡을 들려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은 뮤지컬에 집중하고 있어요. 그리고 유 대표님 역시 이준화 뮤지션과 제이앤조이투애니(J&Joy Twenty)를 결성해 10월 중 앨범을 발매할 예정이세요. 최근에는 MBC ‘일밤-진짜사나이’ 신병특집 합류로 군 생활을 하느라 바쁘시고요.(하하) 앞으로 타우린의 뮤지컬 배우로서의 무대, 가수로서의 무대 모두 기대해주세요!”(다연)
인터뷰가 끝나갈 무렵, 다연이 어릴 적 찍어둔 것이라며 핸드폰 속 사진을 내밀었다. 어릴 적 학교 교실 뒤 게시판에 동그랗게 오려 붙인 종이에는 ‘저는 뮤지컬 배우가 될 거에요’라는 글이 삐뚤빼뚤한 글씨로 올망졸망 쓰여 있었다. 약국에서 피로회복제를 얻듯, 타우린의 무대에서는 가수로서든, 뮤지컬 배우로서든 그녀들의 유쾌한 감성과 꿈에 대한 열정을 나눠 받을 수 있다.
오늘도 피로한 당신이라면 ‘타우린’ 한 곡 어떨까. 때로는 노래 한 곡에 힘을 얻기도 하고, 달콤한 목소리에 위로를 받기도 한다.
이 세 여자 ‘타우린’의 스타포텐은 ‘하모니’ 이다.
<사진=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