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사정쌀롱신해철’
유작이 되어버린 ‘속사정 쌀롱’에서 故 신해철을 본 팬들은 가슴이 먹먹했다. 지난 2일 오후 첫 방송된 JTBC ‘속사정 쌀롱’에서는 지난달 27일 세상을 떠난 가수 신해철의 마지막 방송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날 ‘속사정 쌀롱’은 자막을 통해 “이 방송은 2014년 10월 9일에 녹화됐다. 방송 여부를 놓고 많은 의견이 있었지만, 故 신해철 씨가 마지막으로 남긴 이야기와 영상을 그를 추모하는 수많은 팬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유가족 분들의 소중한 뜻을 받아 어렵게 방송을 결정하게 됐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
이날 방송에는 故 신해철을 비롯해, 가수 윤종신, 강남, 영화평론가 허지웅, 동양대학교 교수 진중권 등이 출연했다. 故 신해철은 밝은 모습으로 “안녕하십니까. 신해철입니다. 취미는 란제리 홈쇼핑 방송 보기입니다”라고 인사해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또한 故 신해철은 아내에 대한 애정을 아낌없이 드러내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MC 윤종신이 “아내가 잘 웃어주냐”고 묻자 故 신해철은 “이상형은 내가 잘 웃길 수 있는 여자, 나에게 잘 웃어 주는 여자다. 즉 내가 쉽게 행복을 줄 수 있는 사람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작은 일과 노력에도 웃어주고 감사하는 여자. 난 그런 여자와 결혼했다”고 덧붙이며 자신이 이상형과 결혼했음을 강조했다.
신해철은 이 시대 청년들에 대한 진심어린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청년 실업에 대해 언급하던 신해철은 “직장이 없다고 난리를 치면서도 힘든 일을 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많다”며 “하지만 그것을 정신력 문제로만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해철은 “내가 다른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상태에서 비전을 세우는 것과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흘리는 땀은 다르다”며, “운전하다가 기름이 떨어졌을 때 보험사에서 최소한 주유소까지 향하는 기름을 넣어주는 것처럼 최악의 절망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복지다”고 말했다. 또한 “환경적 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백수를 일방적으로 비난할 수는 없다”고 실업 상태에 있는 청년들을 응원했다.
그의 뜨거운 발언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신해철은 “내가 아무런 수입 없이 가족들에게 민폐만 끼치면서 곡 작업만 한다고 가정하자. 그럼 나부터 힘들고 죽을 것 같을 거다”며, “뭐라도 일을 하면 생계에 도움이 될 것은 같은데 차마 작업실에서 발을 떼지 못하는 것은 다시 돌아오지 못할까 봐 그런 것이다”라며 진심어린 이야기로 마무리했다.
한편, 故 신해철은 지난달 27일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고, 이에 고인의 유족 측은 정확한 사인을 알아내기 위한 부검을 결정했다. 3일 오전 10시 국과수에서 부검이 실시될 예정이며,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1일 오전 신해철을 수술한 병원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경찰은 수사관 7~8명을 병원에 파견해 의무기록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다.
한 매체에 따르면 故 신해철은 지난달 17일 장 유착 증세로 복강경 수술을 받기 전에는 없었던 1cm 크기의 천공이 소장 아래에서 발견됐다. 그의 복부 CT 사진으로는 복강경 수술 중 과실로 천공이 발생했거나, 다른 원인으로 이미 존재했던 천공을 수술 과정에서 발견하지 못했을 가능성 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故 신해철, JTBC ‘속사정쌀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