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빚은 불행을 안길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만약 돈을 빌리는 이유가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라면 자신의 채무상환능력에 맞춰 정교하게 채무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게 아닌 경우라면 매달 밀물처럼 밀려오는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연체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기 일쑤다.

만약 이들이 이자를 연체한다면 금융사로부터 강도 높은 추심에 시달릴 것이다. 매일 독촉전화를 받는 것은 물론 하루에도 몇통씩 빚 독촉 우편물을 받게 된다. 심지어 밤 늦은 시간이나 주말을 이용해 채권추심 직원들이 들이닥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정부에서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다양한 서민구제 금융정책을 펼치고 있다. 기존의 고금리상품을 저금리로 바꿔주는 대환대출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개인회생 파산제도 및 개인워크아웃 등의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연체자의 원금과 이자를 감면해준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머니위크DB

◆ 고금리대출, 저금리로 바꿔주는 대환대출

만약 현재 대부업체 등을 통해 고금리대출을 받았지만 연체이력이 없는 경우라면 저금리 대환대출을 이용하는 편이 유리하다. 고금리의 무거운 부담은 줄이는 동시에 신규 생계자금의 지원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서다. 단 신규 생계자금의 경우 또다른 부채를 늘리는 것이기 때문에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대표적인 대환대출 상품으로는 햇살론, 바꿔드림론, 새희망홀씨 등이 꼽힌다.

우선 햇살론의 경우 기존 연 30%대의 고금리 신용대출을 신용보증재단의 보증을 담보로 연 10%대 저금리로 전환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상호금융회사와 저축은행 등 6개 금융회사가 공동 출시했으며 신용등급 6~10등급 또는 연소득 3000만원 이하인 이들을 대상으로 한다. 한도는 대환대출 2000만원과 생계자금대출 1000만원을 합해 최대 3000만원까지 가능하다.


국민행복기금에서 지원하는 바꿔드림론은 연 20% 이상의 고금리대출을 연 10% 내외 저금리대출로 전환해주는 제도다. 국민행복기금에서 절차를 밟고 은행에서 진행한다. 1인당 대출한도는 최대 3000만원이며 연간소득금액이 3000만원 이하면 신용등급과 관계없이 신청 가능하다. 만약 신용등급이 6~10등급에 해당하면 연간 소득금액이 4000만원 이하에 한해 신청할 수 있다.

햇살론과 바꿔드림론의 다른 점으로는 대환 가능한 금융권의 차이가 꼽힌다. 햇살론은 상호저축은행을 통해 진행되기 때문에 저축은행을 통한 고금리대출은 대환이 불가능하다. 반면 바꿔드림론은 국민행복기금에서 절차를 밟고 은행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저축은행의 고금리대출도 대환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밖에 햇살론은 생계자금과 대환자금을 더해 최대 300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지만 바꿔드림론은 대환자금으로만 최대 3000만원까지 가능하다.

만약 당장에 생계자금이 급박한 경우라면 새희망홀씨를 이용하는 편이 현명하다. 새희망홀씨는 소득이 적거나 신용이 낮아 제1금융권 대출이 어려웠던 이들에게 별도의 심사기준을 마련해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서민금융상품 중에는 유일하게 생계자금으로 최대 2000만원까지 신청 가능하다. 연소득이 3000만원 이하인 경우 신용등급 제한을 받지 않으며 연소득 3000만~4000만원인 경우에는 6등급 이하만 신청할 수 있다.


/사진=머니투데이DB

◆ 원금 부담 덜어주는 개인회생·파산

당장 눈앞에 닥친 대출원금 자체가 부담스러운 수준에 이른 채무자라면 '개인회생'이나 '개인파산'을 고려해보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개인회생제도는 원금을 포함한 채무의 최대 약 90%까지 채권자의 동의 없이 탕감이 가능하다. 변제기간은 3년에서 최대 5년이다. 이 기간 일정금액을 착실히 변제하면 나머지 채무를 면제 받을 수 있다. 신청자격은 직장인, 아르바이트생 등 일정한 소득이 있고 현재 과다한 채무로 인해 지급불능의 우려가 있는 개인에 한정된다. 개인회생 절차는 서류준비 및 사건번호부여→면담→개시결정→채권자집회→인가 순으로 진행된다.

개인회생을 진행할 경우 발생하는 단점은 뭐가 있을까. 우선 모든 신용거래가 중단돼 신용카드나 후불제 교통카드 등을 사용할 수 없다. 이밖에 신용도상 개인회생 코드가 나오기 때문에 대출을 비롯한 모든 신용대출이 불가능해진다. 휴대폰을 구매할 때도 반드시 현금거래를 해야 한다. 아울러 금융회사나 기관들 중 신용도를 중시하는 곳에는 취직에 제한이 발생할 수 있다.

개인파산 및 면책은 자신의 모든 채무를 변제할 수 없는 재정상태에 빠진 사람이 신청할 수 있으며 신용불량자가 아니라도 신청이 가능하다. 개인파산을 진행하면 본인의 모든 채무를 탕감 받을 수 있다. 개인파산의 경우 정상적으로 빚을 상환하기 어려운 금액이어야 신청이 가능하다. 개인파산 절차는 파산서류준비 및 면책신청→파산결정→관재인선임 및 이의신청→관재인 서류준비→면책결정 순으로 이뤄진다.

다만 개인파산선고를 받은 자는 신원증명서에 개인파산 사실이 기재돼 공무원과 변호사 및 기업체 이사 등으로 일할 수 없다. 또한 금융기관에서 대출이나 신용카드 발급이 불가능하며 개인계좌도 개설할 수 없는 등 사회적이나 경제적으로 커다란 제약을 받는다. 또한 개인파산선고를 받은 자는 채무를 면제를 받더라도 파산자에게 보증을 선 사람의 보증채무는 남는다.

◆ 대학생 채무부담도 덜어주는 '국민행복기금'

만약 대출원금은 적은데 이자가 많아서 채무조정이 불가피한 경우라면 개인회생보다는 국민행복기금이 유리할 수 있다. 개인회생은 소득에 따라 원금 및 이자까지 100% 변제를 해야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국민행복기금은 1억원 이하의 신용대출을 6개월 이상 갚지 못한 연체자의 채무를 최저 30%에서 최고 50%(기초수급자는 70%)까지 감면하고 최장 10년간 분할상환 할 수 있다. 채무조정방식으로는 ▲채무자의 신청을 받아 채무조정을 하는 방안(신청에 의한 채무조정) ▲신청을 하지 않은 채무자들의 동의 여부를 확인해 채무조정을 하는 방안(매입 후 채무조정)이 있다.

청년층·대학생 중 학자금대출을 받았으나 장기간 연체한 사람들도 국민행복기금을 통해 지원받을 수 있다. 지원대상은 지난해 2월 말 기준 6개월 이상 연체자로 채무원금이 1억원 이하여야 한다. 채무자의 상환능력 등을 고려해 최저 30%에서 최고 70%를 감면해준다. 이에 해당하는 이가 대학재학 중이거나 졸업 후 취업이 안돼 당장 채무상환이 어려운 경우 3년 동안 채무상환 유예신청이 가능하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5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