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머니위크DB
연말이 다가오면 각종 기업의 회식부터 송년회, 신년회까지 각종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특히 연말에는 직장, 동창회, 동호회 등 사회생활을 하면서 여러 형태로 참가하는 모임에서 송년회가 벌어지기 마련이다. 특히나 올해 송년회는 다른 해보다 빨라지고 있다.


이러한 단체 술자리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건배사'다. 건배사의 유래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린다. 통상적으로 동양에서는 건배(Toast)는 '잔(杯)을 깨끗이 비운(乾)다'는 중국 풍습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있다.

서양에서도 건배사가 있다. 이는 술을 나눠 따라 동시에 마심으로써 독이 없음을 알리고자 하는데서 유래된 것으로 전해진다.

워낙 오래 전 일이라 정확한 유래는 알기 어렵다. 뒤집어보면 그만큼 건배사는 술 문화에 뿌리깊게 자리잡은 역사적(?) 문화이다.


현재 대한민국의 술자리에서 건배사는 하나의 관습이다. 말 한마디로 좌중을 휘어잡을 수도 있고 반대로 달아오른 좌중을 차갑게 식히는 것도 가능한 것이 건배사다.

올 겨울 술자리를 즐겁게 해주거나 혹은 분위기를 식히지 않도록 자연스럽게 만들어줄 멋진 건배사는 무엇이 있을까.




 
오바마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건배 /사진=뉴스1 DB


◆ 세마디로 좌중을 사로잡다

과거의 건배사는 '~를 위해 건배', '~을(를) 위하여' 등이 주를 이뤘다.

최근의 건배사는 3자로 이루어진 단어인 경우가 많다. 특히 엉뚱해보이는 단어를 제시하며 한자 한자에 의미를 담아 다른 좋은 말의 약자처럼 만들어낸다.

예를 들자면 사랑과 우정을 나누자 '사. 우. 나.' 같은 식이다. '지금부터 화합하자'면서 '지. 화. 자'를 외치는 경우도 있다. '재건축'은 '재미있고 건강하게, 축복하며 살자'라는 뜻이다.

해당화(해가 갈수록 당당하고 화려하게), 우아미(우아하고 아름다운 미래를 위하여), 재개발(재미있고 개성있게 발전적으로 살자), 사이다(사랑하자 이 세상 다 바쳐), 주전자(주인의식을 갖고 전문성을 갖추고 자신있게 살자), 나가자(나라, 가정, 자신의 발전을 위하여), 이기자(이런 기회를 자주 만들자), 청바지(청춘은 바로 지금부터) 등도 있다.

이외에 당나귀(당신과 나의 귀한 만남을 위하여), 변사또(변함없는 사랑으로 또다시 만나자), 소나무(소중한 나눔의 무한 행복을 위하여), 대나무(대화를 나누며 무한성공을 위하여), 참이슬(참사랑은 넓게 이상은 높게 슬(술)잔은 평등하게) 같은 것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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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적절한 건배사에 주의해야

한때 유행했지만 최근에는 조심해야하는 건배사들도 있다.

좋은 뜻으로 쓰였지만 지금은 성희롱, 혹은 성추행으로 들릴 수 있는 발언이 된 것들이다.

지난 2010년에 있었던 '오바마 건배사 사건' 같은 것이 그렇다. 당시 경만호 전국의사총연합 회장이 술자리에서 했던 건배사가 '오바마(오빠만 바라만 보지 말고 마음대로 해봐)'다.

처음 등장했을 때는 '오 바라만 보아도 좋은 마이 프렌드' 등으로 쓰였지만 어느샌가 부적절한 건배사로 바뀌었다.

'진달래'도 그렇다. 숙명여대의 이경숙 총장이 만든 것으로 알려진 진달래는 본래 '진하고 달콤한 미래를 위하여'로 쓰였으나 누군가에 의해 '진짜 달라면 줄래'라는 부적절한 뜻으로 변질됐다.

'성행위'는 '성공과 행복을 위하여'라고 말하지만 단어 그 자체로만 보면 좌중의 불쾌감을 살 수 있는 단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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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폰 앱 활용도 방법

술자리에서 건배사 제의를 받을 것 같은데,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면 평소 지니고 다니는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최근 나오는 스마트폰 어플들은 술자리를 찾는 것부터 시작해 폭탄주 만드는 비율에 음주량 관리, 건배사 찾기까지도 가능하다.

하이트진로에서는 '건배사'어플을 내놓았다. 이 어플은 지난 2010년 출시된 것으로 다양한 건배사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다.

이 외에 구글 플레이스토어에는 인터세이브의 '외쳐보자 건배사', '우버피플'의 '주(酒)선생_당신멋져 시즌2' 등 건배사를 제공하는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이 존재한다.

남이 만든 건배사가 아니라 신선한 건배사를 원한다면 스토리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김미경 아트스피치연구원 원장은 지난 2010년 낸 ‘스토리 건배사’를 통해 "천편일률적인 건배사는 이제 그만하고 감동의 스토리를 채워 넣으라"고 조언한다.

상황과 청중에 걸 맞는 짤막한 이야기를 넣고 키워드를 뽑아 선후창을 만드는 형식이다. 이를 통해 30초 만에 자신의 매력과 리더십을 임팩트 있게 보여줄 수 있다는 것.

김 원장은 "특히 자신의 좌우명이나 인생철학을 담은 ‘브랜드 건배사’를 하나쯤 만들어두면 어떤 상황에서도 요긴하게 쓸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