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저금리의 그늘에서 움츠려 있던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로 눈을 돌려 생존해법을 찾고 있다. 더 큰 시장에서 수익을 추구하기 위함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증권사의 해외현지법인과 지점·사무소 등은 총 87개다. 이는 지난 2009년 대비(80개) 7개 늘어난 수치다.


증권사들의 해외 관련 전략을 살펴보면 사무소나 현지법인 개설부터 해외 증권사와의 제휴, 해외투자 서비스 강화를 위한 인력 충원 등 다양하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대표사무소를 열고 본격적인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섰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수디르만 거리의 월드트레이드센터에서 열린 사무소 개소식 인사말에서 “철저한 시장조사를 통해 인도네시아시장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가능성이 확인되면 법인 설립 또는 인수 등을 통해 한국투자증권의 든든한 계열사로 키워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11월13일 국내 증권사 중 최초로 베트남 증권위원회(SSC, State Securities Commission of Vietnam)와 협력협약을 체결했다. SSC는 우리나라 금융위와 금감원 역할을 수행하는 베트남 재무부 소속의 국가기관이다.


이를 통해 이 회사는 오는 2016년 오픈하는 베트남 선물옵션 시장 인프라 구축과 향후 시장운영 등과 관련된 노하우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베트남 IB(투자은행)시장 발전을 위한 자문 역할을 수행한다. 부실채권처리 등을 포함한 베트남 IB시장 전반에 대해 종합적으로 자문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유진투자증권은 해외 현지 증권사와 MOU 체결을 통해 해외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일본 아이자와 증권과 제휴해 지난 2009년 한일굿초이스펀드와 2011년 한중일 굿초이스펀드를 판매한 바 있고, 올해에는 인도네시아 발부리 증권(7월), 태국 아이라증권(11월)과 잇따라 MOU를 체결하고 사업을 논의 중이다.

하나대투증권은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와 국내시장의 저성장에 따라 글로벌 투자자산을 통한 종합자산관리에 나서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중국시장 전문가인 조용준 리서치센터장을 중심으로 중국분석팀을 구성하고 중국 관련 연구원을 지속적으로 충원하는 등 중국시장 분석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1996년부터 해외주식 거래서비스를 시작한 우리투자증권은 현재 미국, 일본, 홍콩, 중국 등 4개국 주식시장에 온라인 인프라(HTS거래 가능)를 갖추고 27개국 전화주문 매매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총 31개국에서 시장을 가동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국내 증권사들은 새로운 먹거리를 위해서라도 해외 진출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해외의 대형 IB들은 자국이 아닌 타국 시장을 주요 수익원으로 삼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주요 IB들의 전체 이익을 살펴본 결과 이들의 해외사업 수익 비중은 최소 30%~60% 수준에 달한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빅5(KDB대우증권,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의 수익 가운데 해외부문 비중이 1~5%에 불과해 시장확대 여지는 충분하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6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