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르나스타워
파르나스호텔 매각건과 관련해 GS그룹주에 대해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설 연휴 직전일인 지난 17일, GS건설은 파르나스호텔 지분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GS그룹 계열사인 GS리테일을 선정하고 최종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파르나스호텔은 그랜드 인터컨티넬탈 호텔 등 총 4개의 호텔을 운영하는 회사다. 지난 2013년 매출액 1808억원, 영업이익 189억원, 순이익 5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0.5% 수준이다.
GS건설에 따르면 이번에 GS리테일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은 이 회사가 일정과 조건상 기존 잠재매수자에 비해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양사는 각각 3월초로 예정된 이사회에서 지분 매각 안건을 처리하고 곧바로 본계약을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진 17일 GS리테일의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급락했다. 전일대비 14.84% 내린 2만5250원에 마감한 것이다. 같은날 GS건설 또한 2.91% 내린 2만6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설 연휴가 끝나고 첫 거래일부터 지난 26일까지 총 4거래일간 양사는 모두 상승세를 나타냈다. GS리테일은 2만5250원에서 2만7800원으로 10.10% 올랐고 GS건설은 같은 기간 2만6700원에서 3만400원으로 13.86% 올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거래에 대해 우려도 나온다. GS리테일은 장기적으로는 몰라도 주주가치 제고에는 부정적이라는 진단이다.
GS건설의 경우 대체적으로 잘 팔았다는 평이다. 하지만 자칫하다가는 배임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공개매각 한다더니 결국은 오너가가 소유한 계열사에 팔았다. 정확한 거래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자칫하다가는 양 기업 경영진 모두가 배임 혐의를 받을 수 있다는 논리다.
◆ GS리테일, 자산가치 증가 vs 비싸게 샀다
이번에 파르나스호텔을 인수하기로 한 GS리테일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린다.
남옥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인수 가격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재 7500억원 수준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7500억원은 PBR(주가순자산배율) 1.6배 수준이다. PER(주가수익배율, 50배)을 감안하면 인수가격이 낮지 않다"고 설명한다.
또한 남 애널리스트는 본업 외 투자라는 점도 주주가치 제고에는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에 지분 67.56%를 인수하며 파르나스호텔이 향후 연결대상에 포함될 전망인데 이로 인해 GS리테일의 연결 손이익에 미칠 영향은 단기적으로 부정적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인수대금 조달 부문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현재 GS리테일이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현금은 3000억원(지난해 9월말 기준)이다. 결국 부족한 돈은 빌려오는 수 밖에 없다.
7500억원의 인수대금을 모두 빌려온다고 가정하면 이자비용은 180억원(평균 조달금리 2.4% 적용)이다. 가능성은 낮지만 보유현금을 전부 사용하고 부족한 금액만 빌려와도 이자비용은 108억원이다.
김태홍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인수 후 연결대상 편입에 따른 매출 및 이익규모 증가효과는 긍정적"이라면서도 "자금조달로 인한 비용 부담을 고려하면 GS리테일의 순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단기적인 투자효율성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주주가치 훼손이 불가피하긴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때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기 떄문에 너무 아쉽게만 볼 것은 없다는 분석도 있다.
양지혜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파르나스호텔은 삼성역 한국무역센터 부지 내 2개의 특1급 호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와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및 두 호텔 사이에 신축 중인 파르나스타워, 파르나스몰, 명동의 비즈니스 호텔인 나인트리명동 등의 자산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향후 교통의 요지인 삼성동 일대 주변 상권이 관광특구 등으로 개발되면서 부동산 가치 상승 가능성이 높으며, 파르나스 호텔의 상업문화시설들은 유통 노하우를 갖춘 GS리테일과의 시너지를 통해 프리미엄 복합쇼핑몰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
양 애널리스트는 "특히 소비 패턴이 상품 구매에서 체험형 행동 구매로 변화하면서 여가, 관광,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소비자의 만족을 극대화하는 복합쇼핑몰이 국내에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GS리테일의 중장기 신채널 성장동력 강화 측면에서 긍정적인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김기영 SK증권 애널리스트는 "파르나스호텔의 토지 가격에도 주목해야 한다"며 "파르나스호텔이 오는 2016년 이후 영업실적 개선에 속도를 낼 것이다. 더불어 GS리테일의 인수자금 조달비용과 파르나스 인수로 인한 손익분기점이 2017년으로 빠르다"고 설명했다.
2년까지 기다릴 것도 없다. 현재 파르나스호텔이 보유중인 부동산 가치만 따져봐도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라는 게 김 애널리스트의 설명이다.
파르나스호텔은 지난 2014년말 기준으로 토지(7748억원)와 건물(2155억원) 등 강남 핵심상권에 1조원 규모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오는 2016년 8월에 파르나스타워(6성급 호텔, 오피스동)가 오픈되면 고가에서 중저가에 이르는 호텔체인이 완성되고, 오피스동이 열리면 안정적인 고수익구조 진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 GS건설, 잘 팔기는 했는데…
GS건설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호평 일색이다.
박상연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GS건설은 매각 차익으로 최소 2700억원(장부가 4735억원)이 반영될 전망이다"라며 "호텔 매각 자금으로 차입금을 감축하는 것보다 업황이 양호한 주택부문의 사업비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3만1000원에서 3만5000원으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라진성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얄밉지만 영리한 거래"라면서 "이번 거래는 GS건서르이 유동성을 확보하고 GS그룹 아래에 파르나스호텔을 보유한 영리한 거래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라 애널리스트는 "계열사 매각이므로 최종 가격과 거래조건을 확인해야하지만 현 상황은 부정적이지 않다. 차선호주를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여기서도 문제는 있다. 바로 배임이슈다. 본래 GS건설은 파르나스호텔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지난해 7월 IMM PE를 선정했었다. 그러나 그해 9월 현대차가 한전부지를 10조6000억원에 매입하며 매각 협상이 중단됐었다.
이로 인해 파르나스호텔의 가치가 덩달아 치솟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GS건설이 협상을 중단해버린 것이다.
지분구조만 놓고 본다면 같은 GS그룹 계열사라 하더라도 문제는 없다. 그룹계열사이긴 하나 GS리테일의 대주주인 ㈜GS가 GS건설의 지분을 한주도 소유하고 있지 않은 별개의 회사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불거지는 문제가 바로 배임이다. 현재까지 파르나스호텔의 매각 가격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만약 파르나스호텔의 거래 가격이 IMM PE의 제시가격(7500억원)과 비슷하다면 GS건설 경영진은 배임혐의를 뒤집어 쓸 수 밖에 없다.
괜히 시간만 질질 끌다 오너회사에 비슷한 가격으로 팔아 회사의 재무개선을 지연시키기만 했다는 주주들의 성화를 들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가격이 당시 IMM PE가 제시한 것보다 월등히 높다면 GS건설 입장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다. 대신 GS리테일 경영진에게 배임이슈가 불거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시장이 평가하는 수준을 뛰어넘어 파르나스호텔을 인수하는 모양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룹 계열사 배만 불려주는 셈이 되는 것이다.
더군다나 GS건설은 같은 GS그룹으로 묶이긴 하지만 지분 관계만 보면 오너 일가의 개인 회사일 뿐이다. 결국 GS리테일 주주들들이 경영진들을 대상으로 배임 가능성을 제기할 수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번 GS건설의 파르나스호텔 매각건과 관련해 "이번 지분매각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는 경우 GS건설은 대규모의 유상증자(지난 2014년 6월, 5520억원)과 보유자산 매각 등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주요 자구계획을 이행하게 되며, 이는 향후 GS건설의 자구계획 이행능력을 평가함에 있어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 시점에서 이득을 본 사람은 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이다. 허 회장은 이번 거래를 통해 파르나스호텔을 잃지 않게 됐다. 또한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GS건설에도 자금수혈에 성공하게 됐다. 허 회장이 이번 거래를 통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점만은 확실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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