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르노삼성은 중형세단 SM5의 부분변경모델 ‘SM5 노바’를 내놓으며 LPG모델을 강조했다. 택시시장을 주름잡던 SM5의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다. LPG모델은 일반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모델이 아니어서 마케팅 전면에 나서는 일이 거의 없다. 포털 정보에도 가격이나 제원이 생략되는 게 대부분이다.
워낙 이례적인 경우라 SM5 노바 LPG모델(2.0 LPLi)을 시승했다. 다만 기자가 LPG 차를 운전한 경험이 많지 않아 다른 LPG차량과 직접적인 비교가 어렵다는 점을 미리 고백한다.
◆ ‘스타일리시’한 감각 그대로
지난 4월 초 시승을 위해 만난 SM5 노바는 여전히 스타일리시했다. 솔직히 언뜻 봐서는 이전 모델인 ‘뉴 SM5’와의 차이점을 찾기 어려웠다. 이때 발동된 기자의 ‘숨은 그림 찾기’ 본능. 몇번을 눈 씻고 찾아보니 외관은 뉴 SM5보다 좀 더 역동적이다.
플래티넘에선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가 분리돼 있었지만 노바는 두 부분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안개등도 동그란 모양에서 가로형 곡선으로 바뀌었다. 휠 스포크도 가운데에서 빛이 퍼지는 모양이어서 에너지가 느껴졌다. 주간 주행등에는 발광다이오드(LED)가 사용됐다.
내부디자인은 크게 이색적이거나 딱히 눈에 띄는 부분은 없었고 전체적으로 소프트했다. 기존 SM5모델의 경우 실내공간이 여유로웠는데 이 부분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이 차량은 트렁크를 열어봐야 진가가 보인다.
LPG차량이라면 있어야 할 LPG탱크가 보이지 않기 때문. 따라서 트렁크의 활용도가 일반 승용차와 같다. SM5 노바 LPG모델은 LPG탱크를 트렁크 밑 보조타이어 자리에 탑재했다. LPG탱크가 눈에 보이지 않아서일까. 막연하게 일반 LPG차량보다 더 안전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 가솔린에 밀리지 않는 성능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회사가 있는 광화문에서 인천 용유도로 향했다. 내부순환로를 이용하기 전까지 시내주행을 했고 내부순환로를 이용해 고속주행이 가능한 자유로와 인천공항고속도로를 이용했다.
우선 시내를 주행한 결과 가솔린차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주유구를 열고 LPG차인지 다시 한번 확인해야 할 정도였다. LPG차량 특유의 ‘윙~윙~’거리는 소음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섰다 가다를 반복하는 구간에서는 정지상태에서 출발하는 움직임이 부드러워 만족스러웠다.
이후 진입한 내부순환로.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차량에 속도를 붙였다. 변속 시의 느낌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또 가속패달과 속도의 일치감이 대단했다. 한마디로 시속 100㎞를 달릴 때는 패달을 밟으면 밟는 대로 속도가 올라갔다.
이어진 자유로와 인천공항고속도로. 이때부터는 이 차량의 최고출력을 점검해봤다. SM5 노바의 최고출력은 140마력(가솔린 141), 최대토크는 19.7㎏·m(가솔린 19.8)이다. 고속으로 주행하자 일반 가솔린모델과의 차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시속 130㎞를 넘자 엔진회전수(RPM) 바늘이 폭넓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울러 LPG차량의 단점인 힘 부족이 드러났다. 엔진음도 심하거나 거슬릴 정도는 아니지만 저속주행 시와는 다른 소리가 들렸다.
이렇게 고속주행을 하다 보니 SM5 노바 LPG모델의 진가는 승차감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렬 4기통 LPG 엔진에 자트코사 무단변속기(CVT·6단 수동모드 지원)가 탑재됐다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전문적으로 파악하기 어렵지만 부드러운 변속과 치고 올라가는 속도에 따른 주행의 부드러움은 가솔린차량과 구분 하기 어려웠다. 가솔린차량에 비해 결코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판단이 들었다.
가성비 차원에서 SM5 노바 LPG모델은 어느 정도일까. 시승을 마친 후 SM5 노바 2.0 LPLi의 가격표를 찾아봤다. 가격은 ▲택시용 기본형 1825만원 ▲택시용 고급형 2050만원 ▲장애인용 기본형 2300만원 ▲장애인용 고급형 2450만원으로 생각보다 비싸다.
물론 디자인이나 주행성능 측면에서 기자 개인의 만족도를 채워줬지만 LPG모델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가격적인 메리트는 느껴지지 않았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8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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