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해 아버지로부터 스마트폰을 선물 받은 김모양(15). 꿈에도 소원이 ‘스마트폰 구입’이었지만 선물을 개봉하자마자 풀이 죽었다. 최신 스마트폰을 기대했던 김양의 손에 들어온 것은 ‘알뜰폰’이었기 때문. 스마트폰을 산다고 자랑했던 김양은 부모에게는 감사하지만 친구들이 묻는 질문에는 대답하기가 부끄러웠다고 고백했다.





 

우정사업본부 우체국알뜰폰


‘구형 단말기’ 취급을 받던 알뜰폰의 이미지가 깨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알뜰폰’이라고 하면 김양처럼 부끄럽게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이는 최신 스마트폰의 경우 비싼 단말기 가격에 비해 제조사 지원금이 적어 알뜰폰으로 출시하기 어려웠기 때문. 또 60대 이상의 어르신들이 많이 쓰는 탓에 ‘알뜰폰=구형폰’ 혹은 ‘알뜰폰=싸구려’라는 고정관념이 사실상 굳게 박혀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런데 최근 들어 이러한 고정관념이 깨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2일 이마트는 알뜰폰 업계 최초로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S6’ 판매에 나섰다. 이마트는 “갤럭시S6(32GB)자체 지원금을 통신업계 최대인 18만4000원(69요금제 기준)까지 늘리면서 알뜰폰 업계 최초로 출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CJ헬로비전도 공식 온라인 직영샵인 다이렉트에서 200대 한정으로 갤럭시S6를 판매중이다. 32GB모델 기준으로 5만원대 요금제 적용시 28만4000원의 단말보조금과 대리점의 추가보조금 4만2600원을 받아 최저 53만1400원에 구입이 가능하다.

서비스도 다양해졌다. 아이들의 위치확인이나 긴급출동 서비스를 연계한 상품도 등장했으며 외국인과 현역 장병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도 출시됐다.

이러한 알뜰폰업계의 노력과 정부의 알뜰폰 대중화 정책 등이 더해지면서 최근 알뜰폰 가입자수는 5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3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 4월 21일 기준으로 알뜰폰 가입자는 504만명이다. 지난 2013년 3월 미래부 출범 당시 155만명에 불과했으나 2년 만에 3.2배 증가한 것이다. 이는 매달 평균 13만9000명가량의 가입자가 늘어난 셈이다.

1020세대 가입자도 크게 늘었다. 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20대 미만 가입자 비율을 집계한 결과 22%에서 25%로 전년 대비 3%포인트가 올랐다.

이마트와 CJ헬로비전 관계자는 “젊은 연령층의 가입을 유도하기 위해 최신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있다”며 “알뜰폰이 젊어지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한편, 현재 알뜰폰 사업자는 SK텔레콤 망을 빌려 서비스하는 SK텔링크·유니컴즈 등 10개사, KT 망을 빌려 서비스하는 CJ헬로비전·에넥스텔레콤 등 14개사, LG유플러스 망을 빌려 서비스하는 스페이스네트·머천드 코리아 등 7개사를 합쳐 총 27개(복수망을 이용하는 프리텔레콤·에스원·홈플러스·이마트 중복 제외)다.

알뜰폰을 이용하면 매달 평균 2만683원, 연간 24만원의 통신비를 아낄 수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기존 이통사 요금과 비교해 볼 때 57% 저렴한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