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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직구시대가 열린다. 소비자들은 설계사 없이 보험 상품을 직접 따져보고 가입하기 시작했다. 인터넷에서 상품을 직접 구매하는 이른바 ‘직구족’이 늘어나는 추세에 맞춰 온라인보험 시장도 커지고 있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다이렉트를 통한 가입이 거의 일반화됐고, 생보사들도 속속 온라인 보험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여기에 금융당국도 가세했다. 당국은 12월에 일종의 인터넷 보험 쇼핑몰인 온라인 보험슈퍼마켓을 오픈할 방침이다. 당국의 요구에 따라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는 실손보험, 자동차보험 등을 중심으로 사이트 구축에 나선다.


그러나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출범하기도 전 보험슈퍼마켓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 보험슈퍼마켓 도입에 업계 반응 '미지근' 

금융당국은 여러 보험사의 상품정보를 검색해 비교하고 가입할 수 있는 온라인 슈퍼마켓을 12월쯤 오픈할 계획이다. 향후 소비자들은 보험슈퍼마켓을 통해 다양한 보험상품의 보험료 등을 한눈에 비교·검색하고 가입할 수 있다.


보험 슈퍼마켓에서 판매될 상품은 방카슈랑스 상품과 실손의료보험, 인터넷전용 상품 등이다. 사이트는 생보협회와 손보협회가 각각 운영할 계획이다.

하지만 지난 2013년 구축한 온라인 펀드슈퍼마켓의 성공사례가 보험시장에까지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펀드는 투자 상품 특성상 ‘수익률’을 한눈에 비교해 차별성 있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반면 보험의 경우 같은 상품 내에서도 특약과 보장기간, 보장내역 등이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험슈퍼마켓을 보는 업계의 시각은 엇갈린다. 시장이 커질 수 있다는 긍정적 시각도 있지만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특히 이미 포화상태인 보험시장에서 GA(독립법인대리점)에 온라인 전용보험사까지 줄줄이 쏟아져 나온 상황에 보험 슈퍼마켓이 어떤 차별성을 가질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시안이 나올 때까지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이미 유사한 기능을 제공하는 온라인보험사들과 보험비교사이트가 넘쳐나는 상황에 온라인 보험슈퍼마켓의 도입이 시장 자체를 확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 복잡한 보험상품, 단순 비교 어려워

대부분은 개장 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불완전판매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생명보험사 한 관계자는 “생보사 상품은 대체로 복잡해서 보험료 자체보다 보장부분이 더 중요하다”며 “때문에 중간에 관리해주는 컨설턴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런데 보험 슈퍼마켓의 불안 요인은 중간 관리자가 없어 구현이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이런 부분을 어떻게 보완하고 개선할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소비자가 궁금해 하는 사항이나 민원은 각 보험사에 연결되도록 구축할 것”이라며 “현재까지 보험 슈퍼마켓의 주요 골자는 보험료와 환급률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다는 점이지만 추가 보완할 부분들을 검토 후 12월에 출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소비자단체는 반기는 분위기다. 금융소비자원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선 선택권이 넓어질 수 있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단순히 몇 개의 상품만 나열하는 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