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위크&] 윈도우10 업그레이드, 최선입니까

'윈도우10 업그레이드'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달 29일 ‘윈도우10’을 전세계 190개국에 공식 출시했다. 윈도우7, 윈도우8, 윈도우8.1 사용자는 출시 후 1년 간 무료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가운데 이용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업그레이드를 진행했다가 되레 낭패를 보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서다. 실제 윈도우10으로 업그레이드한 이용자 사이에서 인터넷뱅킹 등을 사용할 수 없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윈도우10 업그레이드. /사진=임한별 기자

◆“업그레이드 시 서비스이용 제한”
“오늘(7월29일) 윈도우의 새 시대가 시작됐다.” -MS-
“윈도우10 환경에서 전자가족관계등록시스템서비스 이용이 제한되고 있습니다. 진행 중인 작업이 완료되는 대로 윈도우10 환경에서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할 예정입니다.” -대법원-

테리 마이어슨 MS 윈도우 수석 부사장이 윈도우10 공식 출시를 알리며 이 같은 자신감을 보였을 때 국내 공공기관 및 일부 금융권에선 “윈도우10 환경에서 서비스 이용이 제한되고 있다”는 안내문구가 공지됐다.

KB국민은행은 "윈도우10 업그레이드 시 엣지브라우저 대신 IE 11을 사용해 달라"고 안내했다. /사진=KB국민은행 캡처

사례로 든 대법원 뿐 아니라 은행 등 금융권 곳곳에서도 이 같은 안내문이 게시됐다. 일부는 아예 ‘서비스가 불가하다’고 했고, 또 다른 곳에서는 ‘윈도우10의 기본 인터넷 브라우저 엣지(Edge) 대신 인터넷 익스플로러 11(IE 11)을 사용해 달라’고 부탁했다.
앞서 MS는 지난달 29일 윈도우10을 국내에 출시하며 윈도우7, 윈도우8, 윈도우8.1 사용자를 대상으로 1년 간 무료 업그레이드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윈도우10에 기본 브라우저로 탑재된 ‘엣지’는 국제 웹표준(HTML5)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국제 웹표준에서 퇴출된 ‘액티브 엑스(Active X)’의 경우 정상적인 작동이 어렵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외국에 비해 액티브 엑스를 9배 이상 많이 이용하고, 전자상거래 관련 보안·인증·결제 기능에 액티브 엑스를 주로 이용한다. 따라서 엑티브엑스가 적용된 국내의 많은 사이트 등에서 윈도우10으로 업그레이드할 시 액티브 엑스를 통한 인터넷뱅킹 사용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었던 것. 

국내 은행권 관계자들은 “엣지에서도 인터넷뱅킹이 동작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대처방안을 모색해 왔지만 현실적으로 시간적 여유가 없어 올 연말쯤에나 대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대신 은행권은 윈도우10 업그레이드 후 서비스 이용이 아예 불가능하지는 않도록 익스플로러 11을 이용해 인터넷뱅킹을 사용할 수 있게 안내했다.

MS 측 역시 “업그레이드 후 관공서나 은행사이트의 이용, 인터넷 쇼핑몰 결제를 위한 인터넷 익스플로러 11이 함께 탑재돼 있으니 필요에 따라 엣지와 함께 선택해 사용하면 된다”고 이용방법을 제시했다.

엣지 브라우저로 접근했을 때 ‘이 웹사이트에는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필요하다’는 경고창이 뜨면,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 열기’를 선택해 인터넷익스플로러11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 쉬운 사용을 위해선 작업 표시줄에 인터넷 익스플로러 11을 고정하는 방법이 있다. PC 화면의 좌측 하단에서 웹 및 윈도우 검색에서 ‘IE’를 검색한 후 작업표시줄에 고정하면 엣지와 IE가 동시에 나타나 필요에 따라 두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브라우저를 번갈아 사용해야하기 때문에 실제 사용자가 겪는 번거로움과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도 국제 웹표준 기반으로 하루빨리 전환하는 것이 답이라고 말한다. 앞서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4월 오는 2017년까지 국내 주요 100대 웹사이트 중 90%에서 액티브엑스를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의 ‘민간분야 액티브엑스 이용 개선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발표 당시 미래부는 “이번 개선방안을 통해 오는 2017년까지 국내 민간 주요 100대 웹사이트 중 90%가 액티브엑스 없는 사이트로 전환될 것”이라며 “이용자는 액티브엑스 이용에 따른 불편이 없어지고 여러 브라우저에서 이용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용어설명
HTML5 : 차세대 웹문서 표준. 진화된 웹프로그래밍 언어로 텍스트와 하이퍼링크만 표시하던 기존의 HTML이 제공하지 못하던 비디오, 오디오 등 다양한 부가기능을 액티브엑스 없이 제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