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부터 110년이 넘게 흐른 2015년 현재. 비행기는 대륙과 대륙을 이동하는 가장 빠른 수단이 됐다. 이 비행기로 인해 지구촌은 24시간 이내로 연결됐고 언제 어디서든 다른 나라로 손쉽게 이동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지금도 비행기의 진화는 계속되고 있다.
라이트 형제의 첫 비행. /사진제공=Library of Congress
◆ 지금의 비행기를 만든 ‘보잉’
가장 큰 진화는 무엇일까. 아마도 운송수단으로서의 발전일 것이다. 라이트 형제로부터 시작한 인류 최초의 동력비행기는 제1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성능이 급속도로 개선되기 시작했다.
목재로 만들었던 비행기 몸체가 튼튼한 금속으로 바뀌었고 체계적인 비행기 생산공장도 설립됐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보잉’(Boeing Airplane company)이다. 보잉을 빼고는 비행기의 역사를 짚지 못할 만큼 비행기의 발전이 대부분 이곳에서 이뤄졌다.
보잉의 역사는 설립자 윌리엄 에드워드 보잉이 시애틀대학에서 조지 콘래드 웨스터벨트를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해군 엔지니어 출신인 웨스터벨트의 도움을 토대로 만든 것이 보잉의 첫 비행기인 B·W 수상비행기다.
이를 통해 비행기 제작에 자신감을 얻은 보잉은 1916년 7월15일 ‘태평양항공기제작회사’를 세우며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보잉은 제1·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1917년 미국이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자 보잉은 해군의 훈련용 비행기 수요를 예상하고 일찌감치 수상비행기 ‘모델 C’를 준비했다.
이 모델의 우수성이 입증되자 미 해군은 보잉에 C 50대를 주문했다. 보잉 최초의 수주였다. 이듬해인 1918년에는 직원이 337명으로 늘었다. 이후 보잉은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에 자사 최초의 여객기인 247기종을 공급하며 여객사업 확장에도 공을 들였다.
Boeing 787 Dreamliner. /사진제공=보잉
◆ 9명 탑승 가능한 최초 여객기 탄생
보잉은 군사 목적에 맞춘 비행기를 개발한 탓에 인류 최초의 여객기라는 타이틀을 러시아에 빼앗겼다. 1930년대에 탄생한 최초의 여객기 ‘볼쇼이 발티스티’는 승무원 2명과 승객 7명을 태우고 하늘을 날기 시작했다. 이후 이 비행기는 좀 더 개량돼 내부에 객실의자, 소파, 화장실, 심지어 난방장치까지 갖추며 본격적인 여객기로서의 면모를 뽐냈다.
물론 보잉도 여객기의 역사를 썼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1958년 출시한 707기종으로 제트여객기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어 1967년 선보인 근거리용 제트 여객기 737은 보잉의 지위를 세계 항공산업시장 최고의 자리로 격상시켰다.
대형기종 707과 727을 보유해 단거리 노선에 취약했던 보잉은 단거리시장을 독점했던 더글러스 DC-9의 대항마로 737기종을 개발했다. 737은 제주항공, 진에어 등 국내 노선 및 동남아 단거리 노선에 주로 취항하는 저비용항공사(LCC)가 활용하는 기종이기도 하다. 탑승 가능 승객 수는 140~180명이다.
Airbus A380 /사진제공=에어버스
A380 전용기의 내부 모습. /사진제공=에어버스
◆ ‘하늘 위 호텔’ 20세기 하늘을 접수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보잉은 유럽 에어버스에 살짝 밀리는 분위기다. 1960년대 보잉과의 경쟁에 뒤처졌던 유럽회사들이 상호협조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설립한 에어버스는 2000년대 들어 대형여객기를 선보이면서 세계 항공기제작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그 주인공은 A380. 지난 2005년 선보인 500석 규모의 초대형 여객기 A380은 흔히 ‘점보여객기’로 불리는 보잉747(400석)을 제치고 대형여객기 싸움에서 앞서 나갔다. A380은 2층으로 된 기내구조에 실내공간도 넉넉해 ‘하늘 위의 호텔’로 불린다. 운항거리는 약 1만5700㎞, 기체길이는 72.72m, 높이는 24.09m다. A380 기본형의 경우 3단계 클래스 기준 최대 525명의 승객이 탑승할 수 있으며 이코노미클래스로만 좌석을 설치할 경우 최대 850석까지 가능하다.
◆ 세상에서 가장 비싼 비행기 A380
세계에서 가장 비싼 비행기는 무엇일까. 이 타이틀 역시 A380이 차지했다. 하지만 단순한 A380이 아닌 대대적 리모델링을 거친 개인 소유의 전용기다. 지난 2008년 사우디아라비아의 알왈리드 빈 탈랄 왕자(60)는 A380을 전용기로 갖는 대가로 약 4억8700만달러를 지불했다. 우리 돈 57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는 비행기 내에 그의 롤스로이스 차량을 주차할 수 있도록 리모델링한 비용 1억5000만달러도 포함됐다. 내부는 ‘궁극의 럭셔리’라 칭해도 이상하지 않다. 800명의 좌석이 필요 없는 그는 커다란 그만의 ‘비행 성(城)’을 만들었다.
이슬람 신도인 그는 전용기 내에 메카를 향해 기도할 수 있는 ‘기도실’도 갖췄다. 기도실 안에는 컴퓨터가 조정하는 매트를 깔아 비행방향과 관계없이 메카의 위치를 정확히 알 수 있다. 터키식 욕조도 집어넣었다. 금으로 장식된 식탁에는 14명이 만찬을 즐길 수 있으며 각도조절이 가능한 최고급 가죽의자를 배치했다.
◆ ‘대서양 횡단에 1시간’…에어버스 초음속 제트기
에어버스는 가장 빠른 비행기도 보유할 전망이다. 최근 외신 등에 따르면 에어버스가 개발한 런던과 뉴욕 사이를 1시간 만에 여행할 수 있는 초음속 제트기가 미국 특허청에 등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특허는 극초음속 제트기(hypersonic jet)에 대한 것으로 최고시속은 마하 4.5이며 런던과 뉴욕을 한시간 만에 오갈 수 있다. 이전에 개발된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는 속도 마하 2로 같은 구간을 비행할 때 걸리는 시간이 3시간30분이다.
하지만 이 특허가 실제 제품으로 구현될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제일 큰 문제점은 20명 내외로 제한된 승객수다. 승객수가 적은 만큼 항공료가 비싸 항공사의 채산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초음속으로 운항할 때의 소음문제도 걸림돌이다. 하지만 비행기 설계와 관련된 기술 중 일부가 실제 차세대 항공기에 활용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금까지 가장 빠른 비행기는 콩코드였다. 하지만 콩코드는 좌석 수가 적고 다량의 연료 소모, 극심한 소음문제와 2000년 발생한 추락사고로 2003년 마지막 고별비행을 한 바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9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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