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거래소 제공
국내증시에서 가격제한폭을 확대한 이후 고변동성 주식의 경우 오히려 변동성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당초 가격제한폭을 확대하면서 줄이려고 했던 가격발견의 지연, 거래활동 이월, 변동성 전이 등의 부정적 영향이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지난 17일 자본시장연구원이 전체 상장주식을 변동성 수준에 따라 5분위로 나눠 비교한 자료에 따르면 가격제한폭 확대에 영향을 많이 받는 5분위 고변동성 주식의 하루 중 변동성은 지난 6월15일 가격제한폭을 15→30%로 확대한 이후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 1~3분위에 포함된 저변동성 주식의 하루 변동성은 제도 개편 이후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결과는 변동성을 다른 방식으로 측정하더라도 유효하다는 것이 자본시장연구원의 설명이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가격제한폭 확대와 함께 고변동성 주식에 대한 투자자의 거래행태가 변화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새로 도입된 정적 변동성완화장치가 효과적으로 가격안정화 기능을 수행했거나 기존의 제약적인 가격제한폭이 투자자 과잉반응과 불필요한 변동성을 유발해 왔기 때문일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6월15일 가격제한폭을 확대하며 정적 변동성완화장치(VI)를 도입했다. 정적 VI는 주가가 직전 체결가 또는 전날의 종가보다 10% 이상 변동되면 2분간 단일가매매로 전환되는 것을 말한다.
이 제도는 하루 중 급격한 가격변화를 억제해 가격제한폭의 취지를 살리면서도 가격발견과 거래활동의 지연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만들어졌다. 유럽과 북미 쪽 거래소의 경우 대부분 VI를 갖추고 있다.
또한 가격발견 기능이 개선됐다는 점도 연구 결과에서 나타났다. 김 연구위원은 가격발견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면 상·하한가가 연일 발생할 확률이 높다는 데에 주목했다. 당일 정확한 가격이 형성됐다면 다음날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전제다.
그는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하 15%의 가격제한폭이 적용된 기간 동안 상한가(종가) 다음날 주가(시초가)가 오르거나 하한가 다음날 주가가 떨어진 비율은 77%에 이른다”며 “가격제한폭이 당일의 가격변화를 제한해 가격형성을 다음 거래일로 지연시키고 있었음이 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가격제한폭이 상하 30%로 개편된 이후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률이 15~30%인 거래일 다음날 주가가 오르거나 수익률이 -30~-15%인 거래일 다음날 주가가 떨어지는 비중은 49%로 줄었다.
거래활동도 다음날로 넘어가는 비율이 줄어들었다. 제도 개편 이전 한 종목이 상·하한가에 도달했다면 다음 거래일에 거래량이 평균 30%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가격제한폭이 확대된 이후에는 오히려 거래량이 30%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김 연구위원은 “가격제한폭 확대 이전이었다면 가격제한폭에 도달해 거래가 이월됐을 것이 가격제한폭이 확대되면서 거래가 넘어가지 않게 된 것”으로 풀이했다.
이어 그는 “이번 연구를 통해 최소한 기존 가격제한폭 제도의 비효율성은 개선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앞으로 변동성완화장치를 현재보다 효과적인 구조로 개선하는 일에 대한 분석과 평가가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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