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통장 바꿨어~’. 직장인 김모씨(36)는 최근 통장을 갈아타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김씨는 “평소 급하게 돈을 찾을 때 거래은행이 아니더라도 가까운 곳의 자동화기기를 찾곤 했는데 타행인출 수수료 때문에 아내에게 바가지를 긁히곤 했다”며 “통장 하나만 바꿨을 뿐인데 이제 수수료 걱정은 안 해도 돼 홀가분하다”며 웃었다.
시중은행의 통장 전쟁이 본격화됐다. 자난해 10월 말부터 본격 시행된 계좌이동제 때문이다. 계좌이동제는 명칭 그대로 주거래 예금계좌를 다른 은행으로 바꾸면 여기에 연계됐던 급여, 공과금 등 각종 거래도 자동적으로 옮겨주는 제도다. 자동이체가 많아 거래은행을 바꾸기 힘들었던 고객의 ‘이동’이 예고된 것.

은행권은 수시입출금통장에 들어 있는 226조원 규모의 자금이 대이동할 것이라는 점에서 촉각을 곤두세운다. 덕분에 각 은행들이 수수료 면제혜택 등을 빵빵하게 장착한 주거래통장을 내놓으면서 소비자는 즐거운 고민에 빠졌다.


◆수시입출금통장의 매혹적 변신

주거래통장은 각종 이체와 자산관리가 시작되는 출발점이다. 비록 월급이 잠깐 스쳐 지나가더라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하는 이유다. 흔히 월급통장이라고도 불리는 수시입출금통장은 최근 계좌이동제시대를 맞아 더욱 강한 매력으로 빛을 발한다.

요즘 재테크의 달인들이 애정을 쏟는 것은 ‘수수료테크’다. 워낙 쥐꼬리만한 이자가 붙는 초저금리시대다 보니 이자 한두푼에 공을 들이기보다 매번 500원에서 2000원씩 뭉턱뭉턱 빠져나가는 수수료를 아끼는 게 더 실속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런 흐름에 따라 최근 은행들이 내놓은 주거래통장은 한결같이 강력한 수수료 혜택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은행마다 다르지만 전자뱅킹 수수료(인터넷뱅킹·텔레뱅킹·모바일뱅킹)부터 ATM기 타행이체 수수료 무제한 면제혜택까지 부여한 상품이 속속 나오고 있다.

타행 자동화기기 출금수수료도 월 5~10회 면제해주는 상품도 등장했다. 기타 부가서비스 역시 진화하는 추세다. 글로벌시대에 걸맞게 환율 우대서비스를 주는가 하면 대출금리 우대혜택을 제공하기도 한다.

◆급여이체, 카드결제 등 뭉치면 혜택 ↑

기준금리 1%대인 초저금리시대임에도 연금을 이체할 경우 금액에 상관없이 쏠쏠한 금리우대 혜택을 주는 수시입출금 통장도 있다.

이러한 주거래통장은 급여이체, 공과금이체를 비롯해 카드결제, 해당 은행 예·적금 가입 시 우대혜택이 추가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주거래계좌라는 명칭 그대로 개인별 금융이용 패턴에 맞게 주거래 대상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윤기림 리치빌 대표는 “주거래통장을 선택할 때는 서비스의 다양성 측면을 중시하는지, 아니면 금리우대를 받을 것인지 등을 포괄적으로 고려해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