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관오리의 누명을 벗겨 달라."

임각수 충북 괴산군수가 지난 2일 청주지법에서 열린 뇌물수수 관련 결심공판에서 "만약 거짓말을 한다면 하느님이 이 자리에서 벼락을 내려도, 저희 가족을 한꺼번에 죽여도 달게 받겠다"는 내용의 최후진술을 했다.

임각수 군수는 이날 "자식(놈) 잘되라고 외식 프렌차이즈 업체 A사 김모 회장에게 전화한 것은 아비로서 부끄러운 행동이었다. 지금도 후회된다"며 "그러나 돈은 받은 적이 없다"고 잘라 말한 뒤 "구우일모(대단히 많은 것 가운데 아주 적은 것의 비유)라는 말이 있다. 아들 취직시킨 건 맞지만 돈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 수사와 관련해 "이미 정해놓고 모든 것을 하고 있다. 피고인마다 말이 다르고 심문마다 말이 다르다. 검사님 계시지만 상당히 실망했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법정 최후 진술이 선처, 간청, 눈물 호소로 귀결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진술이다.

이어 "선친은 배운 건 없었지만 늘 대장부답게 살라고 강조했고, (돌아가신) 큰 형님도 출세는 못해도 좋지만 탐관오리가 돼선 안된다고 강조했다"며 "두 분의 가르침을 마음에 새기면서 공직자로 살려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너무나도 가슴이 미어진다. 재판장께서 통찰하시어 탐관오리의 누명을 벗겨 달라"며 "한 집안의 아버지로 남을 수 있고 지인들과 군민들에게 떳떳하게 머리들고 다닐수 있게 해달라"는 말로 최후진술을 마쳤다.


이날 검찰은 임 군수에 대해 징역 12년에, 벌금 2억원, 추징금 1억원을 구형했다. 선출직 공무원으로서 관내 기업체로부터 1억원의 금품을 수수했고, 객관적 증거조차 부인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임각수 충북 괴산군수. /자료사진=뉴스1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