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공부에 열을 쏟을 시기지만, 아르바이트 경험도 인생경험에 약이 될 때도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영화/공연/전시 계통 알바가 가장 인기가 많다. 이어 편의점, 커피전문점, 아이스크림/디저트, 서점/문구/팬시 계통도 아르바이트생들이 선호하는 아르바이트 TOP5로 꼽혔다. 학생들이 방학기간 아르바이트를 구할 때 물망에 오르는 것 중 하나인 서점알바와 영화관알바는 왠지 호기심이 가는 분야다.


흔한 서빙과는 조금 다른 경험이 될 것이라는 점, 조금은 건전하게 보인다는 점, 책 또는 영화를 마음대로 볼 수 있다는 점 등의 이유로 선호도가 높다. 하지만, 경험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정말 생각처럼 쉬운 알바가 없는 듯하다. 경험자의 육성으로 영화관과 서점알바를 비교해보자. 




팝콘 냄새 향기로운 영화관 알바


영화관에서 일하게 되면 박스, 컨, 어셔 세 가지 포지션으로 나뉘어 일하게 돼. ‘박스’는 티켓 파는 일이 주 업무야. 1분도 못 쉬고 계속 표를 팔고 있으면 거의 죽음이야. 목이 쉬는 건 다반사고 손님과 사소한 것으로 많이 다투기도 해. 시제금을 미리 주고 표를 파는데 돈을 정산할 때 맞지 않으면 자기 돈으로 채우기도 해. 팝콘을 파는 ‘컨’도 못 쉬는 건 마찬가지지. 그런데 표를 파는 사람보다는 좀 나은 것 같아. 향기로운 팝콘냄새와 오징어 냄새가 있고, 음식을 사는 사람들은 표 사는 사람에 비해 기분이 좋잖아.


반면 상영관 입장 전 티켓확인, 상영관 퇴장, 상영체크, 청소 등을 하는 ‘어셔’는 영화관 알바 셋 중에는 조금 한가한 편이야. 그렇다고 영화가 시작되고 끝날때까지 줄곧 쉬면서 기다리는 건 아냐. 상영관 온도는 적절한지, 영상은 잘 나오는지, 끝나고 나면 청소도 하고 문도 열어주고 할 일이 많아. 분실물을 확인하는 일도 어셔가 하는 일이야. 어셔의 가장 큰 장점은 짬 나는 시간에 상영되는 영화를 볼 기회가 있다는거야. 그런데, 처음부터 끝까지 볼 수는 없고 눈치껏 보는거지.


영화관 알바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 알바생들이 많아서 알바가 끝나면 이야기도 많이 하고 친구도 많이 사귈 수 있다는 거야. 그래서 알바를 통해서 커플이 탄생하는 경우도 많아. 나름 고생하는 사람끼리 서로 이야기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정이 생기는 거지.


결론적으로, 영화관 알바는 힘들긴 해도 한번 쯤 경험 해봐도 좋을만한 일이라는 거야.
밤에 근무하고 있으면 수고한다며 캔커피 맛밤 등 먹을거리를 갖다 주는 손님도 꽤 있거든. 이런 것이 소소한 재미야. 일하는 시간은 보통 하루에 6시간, 일주일에 40시간정도야. 이렇게 일해서 페이는 평균 월 100만원이 안되는 것 같아.




육체노동 힘들지만 마음 풍성한 서점알바


서점알바는 서점마다 다르긴 한데, 영화관알바에 비해서 페이가 좀 높은 편이야. 왜냐하면 무거운 책을 들고 나르고 하는 게 좀 힘들잖아. 뭐 그렇다고 큰 차이는 없고 영화관알바에 비해 시간당 500원~1000원정도를 더 받는 것 같아. 서점에서 알바생이 하는 일은 책을 파는 일이 아니고 책을 나르는 것이 주요한 업무야. 가방에 책을 열권정도 넣어 다닌다고 생각해봐. 그 정도만 해도 어깨가 빠질거야.


그런데 열권이 아니고 20권 정도를 계속 들고 옮기고 진열대에 정리하는 것을 반복해서 해. 수 십키로 역기를 드는 것보다 더 무겁게 느껴질때가 많아. 특히 서점에 있으면 가장 많이 대하는 책이 부피가 가장 많은 문제집, 대학교재 같은거야. 그래서 여성들은 계산대면 모를까, 이 일을 하기 힘들다고 봐. 그래도 무거운 것을 들고 왔다갔다하는 것도 한 보름하고 나면 이력이 생기는 듯 해. 매일 몇 년 동안 이삿짐센터에서 짐 나르는 아저씨들이 이해가 간다구.


왠지 육체노동이 신성하게 느껴지기도 해. 몇 달 하다보면 재고가 어디 있는지, 경영관련 책이나 수학참고서는 어디 있는지 머릿속에 서점지도가 생겨. 그만큼 익숙하게 되는거지.
좋은 점도 있어.


구하기 힘든 신간은 미리 찜해두고 구입할 수 있고 알바생도 책을 할인해서 구입할 수 있어. 그리고 책을 보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왠지 마음이 풍성해진다는 느낌을 많이 받곤 해. 나는 일을 하고 있지만 뭐니뭐니해도 꿈과 희망 기대 같은 것이 녹아 있는 것이 또 책이잖아. 결론은 서점알바는 처음엔 힘들지만 익숙해지면 할 만한 곳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