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인도네시아 자바 섬 동부에 있는 라웅 화산(3300m)이 화산재를 뿜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뉴스1(AFP 제공)
지난 3일 인도네시아 발리 인근 롬복 섬의 린자니 화산이 폭발하면서 발생한 화산재로 발리 지역 공항 3곳이 지난 5일까지 3일간 폐쇄됐다. 비교적 양호한 기상 상태에도 불구하고 공항과 항공사들이 비행기 운항을 중단한 이유는 화산재가 비행기에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지난 1982년 6월 24일에는 인도네시아의 하늘을 지나던 영국 여객기 보잉 747의 엔진 4개가 상공 11㎞ 지점에서 모두 정지한 바 있다. 기장은 여객기를 자유 활강시키며 공기로 엔진 속 이물질을 씻어내렸고 다행히 지상으로부터 불과 400m 상공에서야 엔진 2개가 정상으로 작동돼 비상착륙했다.

이후 조사한 결과 엔진 정지를 일으킨 원인은 인도네시아 자바 섬 화산이 폭발해 만든 화산재였다. 이 사고 후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화산재가 조금이라도 있는 하늘은 폐쇄한다"는 규정을 도입했다.

'화산 폭발' /자료사진=이미지투데이

왜 인도네시아 발리는 화산이 자주 일어나는가?
인도네시아 발리 근처에서 화산활동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이유는 지형과 관계가 있다. 인도네시아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속하는 신기조산대로 이루어진 땅이다. 해양판과 대륙판이 만나면서 대륙판이 해양판 위로 올라가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땅이 융기하고 그 융기된 빈 곳을 채우기 위해 마그마가 올라오기 때문에 화산활동이 잦다.


반적으로 화산이란 지구 심부에서 고온의 용융 상태로 있던 마그마가 지표에 분출해 화구에 쌓여서 이루어진 지형을 가리킨다. 지하 깊은 곳에서 생성된 마그마가 벌어진 지각의 틈을 통해 지표 밖으로 나올 때 휘발하기 쉬운 분은 화산 가스가 되고 나머지는 용암이나 화산쇄설물로 분출해 산을 만드는데 이것이 화산이다.

한국에는 활화산이 없어 화산활동을 직접적으로 관찰할 수는 없다. 또 화산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일반 산과는 달리 산꼭대기가 움푹 패어 있는 모양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그 모양은 제각각 다르다.

'화산재' /자료사진=이미지투데이

◆인간에게 '이로운' 화산재 vs. 인간에게 '해로운' 화산재

화산재는 마그마가 화산 폭발로 분출되면서 뿜어져 나오는 암석 부스러기로 크기가 0.25~4㎜ 정도의 작은 알갱이들의 퇴적물을 가리킨다. 재 안에는 돌과 유리 성분, 모래 등이 다량 포함돼 있다.
화산 분출물로는 대분 수증기이고, 그 외 이산화탄소, 질소, 이산화황 가스가 포함되어 있는 화산 스, 용암, 화산재, 화산탄, 부석 등이 있다. 화산 가스는 지표에 분출되는 마그마 내의 휘발성분을 말하며 분화구 가스라고도 한다. 화산이 불을 뿜어낼 때는 화산탄, 화산재, 용암 등이 다량으로 분출되는데 불을 뿜어 내지 않는 화산에서는 분화구, 분기공, 온천용출공 등에서 가스가 정상적으로 분출된다.

화산 분출은 장기적으로 보면 인간과 생태계에 유익함을 주기도 한다. 화산재에는 식물의 성장에 필요한 성분이 다량으로 포함돼 있어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식물이 자라기에 좋은 기름진 토양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비행기 운항에 치명적이다. 화산재는 폭발로 최고 해발 10㎞까지 올라가 바람을 타고 이동하는데 화산재가 비행기 제트엔진 속으로 들어가게 되면 먼지가 녹아 미세한 유리 성분이 만들어져 냉각 통로를 막을 수 있다. 그곳에서 냉각된 유리조각이 터빈 블레이드에 쌓이면 엔진이 가동되는 데 장애를 일으킨다.

또 계기판 안에 들어간 화산재는 고도와 속도 표시 장치를 망가뜨려 비행할 수 없게 만든다. 화산재가 항공기 조종석 유리판에 들러붙어 시야를 가리거나 전파를 방해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