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 둘을 둔 엄마는 이제야 아이 감기에 통달한 듯 말했다. 하지만 이제 아이와 함께 한 해를 살아본 나는 아이 감기에 영 감을 잡을 수가 없다.
저녁을 먹고 오랜만에 세식구가 산책을 나갔는데 아뿔싸, 생각보다 추웠나보다. 아이는 다음날 아침부터 콧물을 줄줄 흘려댔다. 찬바람 한번 맞고 콧물을 훌쩍이는 아이를 보면서, 또다시 감기약 고민에 휩싸였다.
감기약을 매번 주자니 아이의 위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거나 내성이 생길까 염려된다. 그렇다고 감기약을 안 먹고 자연치유하자니 중이염, 기관지염 등 뒤따라올 합병증이 걱정이다. 항생제라도 섞여 처방된다면 이러한 고민은 더욱 심해진다.
특히나 지난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어린이 감기약 주의사항에 '만 2세 미만에게 투여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넣도록 하면서 감기약 복용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졌다. 영유아에게 있어 감기약 복용의 안전성이 아직 명료하게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이가 6개월이 되면 엄마로부터 받고 태어난 면역력이 뚝 떨어진다. 그래서 아기는 이때부터 감기 등 질병에 노출되기 쉽다. 딸이 처음 감기로 진료를 받던 모습을 기록해뒀다.
◆ 감기약, 언제 먹여야 할까
전문가들은 아이에게 감기 신호가 오더라도 바로 약부터 찾지 말라고 권고한다. 단순한 감기는 대게 일주일이면 낫기 때문이다. 사흘정도 아이의 상태를 지켜본 후 아이가 스스로 바이러스를 이겨내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 감기약이 감기 바이러스를 퇴치해주는 것이 아니라 콧물, 기침, 두통 등의 증상을 완화하는 작용만 하는 것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항생제를 처방받은 경우에도 처방받은 용법과 용량을 잘 지켜서 먹이고 증상이 호전됐다고 하더라도 보호자 임의대로 복용량을 줄이거나 복용을 중단하지 말아야 한다. 대신 처방 받아 복용 후 남은 약은 임의로 먹이지 말아야 한다. 형제나 자매의 약을 나누어 먹여서도 안 된다.
두 종류 이상을 복용하는 경우, 반드시 같은 성분이 중복되는지 용기나 포장 등에 기재된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 '해열진통제'로 사용하는 '아세트아미노펜'은 과량을 먹이게 되면 간손상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 '아스피린' 아이에게는 가급적 먹이지 말아야
그렇다면 아이에게 감기약을 먹일 때는 어떤 주의사항을 지켜야 할까. 식약처에 따르면 어린이는 약물이 몸에 미치는 영향이 어른과는 다르므로, 일반의약품의 경우에도 아이의 건강상태에 대해 의사 또는 약사와 충분히 상의한 후 먹이는 것이 좋다.
2세 미만의 영·유아가 감기에 걸린 경우에는 반드시 진료를 받아야 하며,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일반의약품으로 구입한 감기약은 복용시키지 않는 것이 좋다. 어린이에게 감기약을 먹인 후에는 투여한 시간과 용량을 기록해 두면, 약을 많이 먹이거나 적게 먹이는 위험을 피할 수 있다. 또한, 어린이가 약을 복용하는 동안에는 발진 등 부작용이 나타나는지 잘 확인해야 한다.
'아스피린'은 어린이가 복용하는 경우 '레이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어 가급적이면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레이증후군이란 아스피린을 먹은 아이가 뇌와 간의 손상으로 뇌기능이 저하되는 등 무서운 부작용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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