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전문 교육기업 스카이에듀는 2015년 수능 입시 키워드를 조사해 지난 15일 발표했다. 이 가운데 최근 몇 년간 지속된 쉬운 수능 기조에서 올해 예상보다 시험이 어렵게 출제돼 ‘끓는물 수능’, ‘독극물 수능’ 등의 키워드가 가장 이슈가 됐다. 너무 쉽게 출제돼 실수평가로까지 불렸던 수능 전 마지막 평가인 9월 모의평가와 상반된 결과라 더욱 충격이 컸다. 이 밖에도 아랍어 열풍, 수시 모집 확대 등의 키워드도 눈길을 끈다.

▲ 끓는물-독극물 수능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불수능과 물수능을 넘어서 끓는 물 수능, 독극물 탄 수능 혹은 (뒤)통수 수능으로 평가되고 있다. 6, 9월 모의평가에서 쉬운 수능 기조로 일관해오다 예상보다 시험이 어렵게 출제된 것이 근본적 원인이다. 이로 인해 수능 당일 일부 입시기관의 등급컷 예측이 엇나갔고 가채점 이후 등급컷을 수정하는 사태가 일어나기도 하는 등 혼란과 반전의 연속이었다. 정시입학이 어려워지자 학생들은 각자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이미 지원한 수시모집 논술에 승부를 걸어 고액 논술학원에 수험생이 북적이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겪고 있다.

▲ 로또 수능
올해 수능에서 탐구영역의 만점자 표준점수 편차가 심해 ‘로또수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과생이 치른 사회탐구의 경우 과목에 따른 표준점수 최고점은 경제로 69점이었으며, 최저점은 한국사와 세계지리가 63점으로 최대 6점이 벌어졌다. 과학탐구 영역의 경우 최고점인 생명과학Ⅰ이76점이고, 최저점인 물리∥가 63점으로 무려 13점 차가 벌어졌다. 과목간 난이도 차이로 같은 만점을 받더라도 응시 과목에 따라 표준점수 차이가 10점 안팎까지 벌어지게 된 것이다. 이에 수험생들 사이에서 탐구영역은 로또, 복불복이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 수시 모집 확대
지난 10월 고려대가 2018학년도부터 논술전형을 폐지하고 정시모집을 축소하는 반면 학생부종합전형인 고교추천제로 신입생의 50%를 선발한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수시모집 인원이 증가하는 흐름은 이미 대학가 전반에 확대됐다. 실제 올해 정시보다 수시모집 비중이 증가해 전체 대학 입학 정원의 67.4%를 수시로 선발했으며 이 중 학생부 교과, 학생부 종합 등 학생부 중심의 전형이 85.2%를 차지했다. 2017학년도 대입은 수시 모집 비중은 69.9%로 역대 최고치를 달성할 전망이다. 이런 원인에는 수능 변별력 약화, 사교육 조장 등의 이유로 대학에서 추구하는 인재상을 갖춘 학생들을 직접 선발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 아랍어 인기
2016학년도 수능에서 제2외국어·한문 영역 전체 응시생 7만1천22명 중 가장 많은 인원인 3만7천526명(52.8%)이 아랍어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로 많이 선택한 베트남어는 1만3천41명으로 18.4%를 차지했다. 2014년 기준 교육부 학교 알리미에 따르면 전국에서 아랍어를 가르치는 고등학교는 4개교뿐인데도 이렇게 아랍어가 인기를 끄는 것은 쉽게 출제돼 조금만 공부해도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과목이라는 인식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올해 수능에서 아랍어 1등급 커트라인은 원점수 기준 23점으로 50점 만점에 절반 이상 틀려도 1등급을 받을 수 있었다. 중국어, 일본어 등 다른 제2외국어의 1등급 커트라인이 원점수46점 이상인 것과 대조적이다.

▲ 수시 납치
수시 납치란 정시에서도 충분히 들어갈 수 잇는 대학에 수시로 합격하거나 수시에 합격한 대학보다 수능 점수가 잘 나온 것을 말한다. 수능 성적이 잘 나올수록 가고 싶지 않은 대학에 납치 되듯 입학해야 하는 상황을 빗댄 말이다. 과거 상향지원 2개, 소신지원 2개, 안정지원 2개와 같이 수시 지원 전략을 짰다면 이제는 수시납치 가능성을 고려한 수시 지원이 늘어나고 있다. 가령 수능 성적을 확인한 후 수시를 포기를 할 수 있는 대학에 지원하는 식이다.

▲ 실수평가
수능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치르는 9월 모의평가에서 국어, 영어, 수학이 쉽게 출제돼 이과수험생들은 만점이 아니면 1등급이 될 수 없었다. 최악의 물수능이었던 2015학년도 수능보다 더 쉽게 출제돼 실력평가가 아닌 실수평가란 탄식이 나올 정도로 난이도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졌다. 교육과정평가원은 9월 모의평가 난이도에 대한 지적을 고려해 2016학년도 수능을 출제했다고 밝힌바 있다.

▲ 수능금지곡
수능 기간이 다가오면서 수험생들은 물론 매스컴에서 매번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것이 바로 ‘수능금지곡’이다. 수능금지곡이란 반복적인 가사와 중독성 있는 멜로디로 수험생의 집중력과 주의력을 분산시키는 노래를 말한다. 올해 발표된 신곡 중에선 쇼미더머니4의 <오빠차>와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윤상과 정준하가 부른 , 태진아의 신곡 <진진자라>등이 리스트에 추가됐다. 최근에는 광고의 CM송 을 수능금지곡과 연계해 마케팅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으며, 일반 대중은 유투브에 수능금지곡들을 10시간 재생 분량으로 만들어 배포하는 등 팍팍한 수능시즌 하나의 새로운 즐길 거리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