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이희호'

국민의당 창당을 추진 중인 안철수 의원이 도덕성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4일 안 의원이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94)와 비공개 면담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 여사가 자신에게 "'정권교체를 꼭 이뤄달라'고 말씀하셨다"고 주장했지만, 한 언론매체의 녹취록 공개에 의하면 이 여사는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었던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 홍걸씨도 "어머님은 안 의원의 말을 듣기만 했을 뿐 다른 말을 한 적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반박한 바 있다.


안 의원은 27일 낙상으로 인해 병원에 입원한 이 여사를 문병하고, 최근 불거진 이 여사와의 신년인사 녹취록 공개 논란에 대해 "진심으로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그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큰 결례를 했다"라며 거듭 반성을 표했다.

그러나 그의 도덕성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새 정치’를 강조해온 국민의당이 호남 민심을 얻기 위해 무리한 ‘언론 플레이’를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한편 녹음을 한 안 의원실 실무자는 이날 국민의당에 사표를 내고, 국민의당은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최원식 대변인은 “권고사직 형태다. 유출에 대해서는 본인이 직접 언론에 제공했는지, 다른 사람을 통한 것인지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녹음은 실무진의 ‘단독’ 행동일 뿐이고 그가 당직을 맡은 것도 아닌 만큼 추가 조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희호 안철수' 국민의당 창당을 추진 중인 안철수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당사에서 이희호 여사와의 면담 녹취록 공개와 관련해 입장을 밝힌 후 기자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