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카드사 직원의 업무강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카드가 1인당 생산성이 5.13으로 8개 카드사 중 가장 높았다. KB국민카드와 신한카드는 각각 3.48, 3.17로 그 뒤를 이었다. 1인당 생산성이 높은 만큼 직원 개개인의 업무강도도 높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다음 달부터 시행되는 가맹점수수료 인하로 카드사의 수익감소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각 카드사는 비용절감 또는 수익증가를 위한 TFT를 만들었다. 또한 새로운 먹거리사업 발굴에 부단한 노력을 쏟는 중이다. 직원들은 애초 본인이 소속된 팀 외에 새로운 TFT에 배정돼 추가 업무수행을 요구받는다. 1인당 생산성이 높은 카드 3사를 들여다봤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우리·KB국민, 신규채용 늘려
1인당 생산성은 한해 영업이익을 정규직 직원 수로 나눠 구한다. 직원 1인당 영업이익에 기여한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다.
기업계·은행계 카드사 8곳 중 지난해 1인당 생산성이 가장 높은 우리카드는 2013년 우리은행에서 분사된 이후 카드업계 후발주자로 등장했지만 매년 눈에 띄는 성장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에도 40% 이상 성장한 것으로 추정되며 1인당 생산성 역시 2014년 3.59에서 1.54포인트 증가했다.
이처럼 우리카드는 1인당 생산성이 5를 넘을 만큼 업무강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데 내부에서는 회사의 성장세에 비해 직원 수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우리카드의 직원은 현재 327명이다. 우리카드는 영업구조상 가맹점 계약 등을 BC카드에 위임해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직원으로도 경영이 가능하지만 그럼에도 100명 정도가 더 필요하다는 평가가 뒤를 이었다. 경영진 역시 이를 수용해 지난해 하반기에 신입사원 19명을 채용한 데 이어 올해에도 14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KB국민카드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다. 1인당 생산성이 두번째로 높은 KB국민카드의 직원들도 높은 피로도를 호소하며 추가 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KB국민카드 경영진 역시 이를 인정하고 3년 전부터 직원 수를 꾸준히 늘렸다. 2014년에만 80명을 채용했다. 지금도 업무강도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고용을 지속적으로 늘릴 방침이다.
◆직원 불만에도 희망퇴직 단행
1인당 생산성이 세번째로 높은 곳은 신한카드다. 신한카드의 직원 수는 2761명이다. 우리카드(327명), KB국민카드(1429명)보다 월등히 많다. 직원수가 많아 할당된 업무량이 적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영업이익이 8000억원을 거뜬히 넘는 만큼 업무강도 역시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신한카드는 부수적인 업무가 많다. 우선 주제별 연구그룹이 있다. 그룹 내에서 과제를 수행해야 하는데 주로 ‘비용절감 방안 연구’ 또는 ‘수익창출 전략’ 등이 주어진다. 각 그룹으로 편성된 직원은 주기적인 모임을 가지며 각자가 연구한 전략을 발표하고 함께 논의한다.
또한 비공개 TFT도 많다. 신한카드는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 등 해외진출에 강점을 보이는데 그 배경에는 직원들의 TFT 참여가 있었다. TFT는 애초 본인이 소속된 부서 외에 별도로 구성되는 팀으로 각 부서에서 한명씩 차출된다. 신한카드의 한 직원은 “기존 업무량이 100이라면 지금은 130이 넘는다”며 “TFT에 포함되면 소속된 부서가 2개인 셈이어서 다들 지쳐간다”고 말했다.
내부적으로 고충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왔지만 신한카드는 신규 직원을 늘리기는커녕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지난해 말 기준 176명이 회사를 떠났다. 지난해 22명의 신규직원을 채용했지만 연말에는 이보다 8배나 많은 인원을 감축한 것이다.
당시 신한카드 관계자는 “가맹점수수료율 인하 등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했다”며 “카드업계는 장기적으로 경영환경의 변화 폭이 클 것으로 예상돼 그에 맞는 체제를 갖추기 위한 목적”이라고 희망퇴직의 이유를 밝혔다.
높은 1인당 생산성과 관련 “카드업 특성상 고객을 일일이 상대하는 경우가 거의 없고 주로 매스마케팅 등을 이용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적은 인원으로도 조직 운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설합본호(제421호·제42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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