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조치훈 9단이 지난해 12월4일 신 총괄회장의 롯데호텔 집무실에서 바둑을 두고 있다.('롯데그룹 경영 정상화를 위한 SDJ 코퍼레이션의 입장' 홈페이지 영상)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바둑을 두는 영상이 공개되며 향후 롯데 경영권 분쟁의 변수로 떠올랐다.
11일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부친 신 총괄회장과 일본기원 소속 조치훈 9단이 바둑 두는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은 지난해 12월 4일 조치훈 9단이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인 서울 롯데호텔 34층에 방문하며 녹화된 것이다.


신 총괄회장은 약 50년 전 일본에서 유학 중인 조치훈 9단을 만나 후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신 총괄회장의 바둑 실력은 아마추어 4단 수준이라고 신 전 부회장 측은 전했다.

동영상은 약 1분 분량으로 편집됐다. 영상에서 신 총괄회장은 조치훈 9단에게 "지금 바둑 1위가 누구냐" "어디 살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그동안 신 전 부회장은 아버지가 자신을 그룹 후계자로 정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문건과 동영상을 법적 증거로 내세웠다.


하지만 동생인 신동빈 현 롯데그룹 회장 측은 고령의 신 총괄회장이 치매 증상을 보이고 판단력에 이상이 있다고 주장해왔다.

또한 신 총괄회장 여동생인 신정숙씨가 법원에 신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 후견인 지정을 신청, 지난 3일 첫 심리가 진행되면서 신 총괄회장의 건강 이상 여부가 롯데 경영권의 중요한 열쇠가 되고 있다.

신 총괄회장은 심리에 직접 출석해 자신의 건강에 이상이 없다고 진술했으나 이날 신정숙씨 측 이현곤 변호사는 "같은 말을 반복하는 등 치매 증상이 확실해 보였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변호사는 "신 전 부회장 측이 신 총괄회장을 보호하며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하고 있어 이러한 의심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성년 후견인 관련 소송에서 여론을 유리하게 하기 위해 싲 전 부회장 측이 동영상 등 자료를 무리해서 공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