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팀장의 심경이 복잡하다. 자주 보고가 늦는 한 대리 때문. 오늘도 그렇다. 어제까지 마감인 주간보고는 반나절이 지났건만 아직도 감감무소식이다.

“한 대리, 많이 바빠? 주간보고가 늦네?”라며 좋게 얘기를 건넸다. 그러자 “네? 하하. 보고가 좀 늦었네요. 죄송합니다.” 이렇게 둘러대며 얼렁뚱땅 넘어가려는 한 대리. 참다못해 박 팀장은 굳은 표정으로 말을 쏟아놓는다. “한 대리! 왜 항상 보고서 제출이 늦는 거야? 이러면 같이 일하기 정말 힘들어. 다음부턴 절대 늦지 마.”


이렇게 부하직원에게 피드백하면 두가지 반응이 나온다. 하나는 ‘앞으로 제대로 해야지!’라고 각오를 다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일할 맛 안 나네’라고 화내는 것. 박 팀장은 한 대리에게 안타깝게도 후자의 반응을 느꼈다. 그의 피드백, 어떤 문제가 있었을까.

이유는 단순하다. 박 팀장이 ‘너 전달법’(You-Message)으로 말했기 때문이다. 너 전달법은 말 그대로 ‘너’, 즉 상대의 인격이나 자질에 대해 평가를 내리는 것이다. “자넨 너무 이기적이야”, “적극성이 부족해”라고 얘기하는 것처럼. 이런 말을 들은 직원은 대부분 발끈한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깨기만 한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이처럼 반발심이 일어나기 때문에 정작 리더가 말하려는 메시지가 전달되지 못한다.

그렇다면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 효과적인 피드백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방법은 ‘나 전달법’(I-Message)으로 말하는 것이다. 나 전달법을 위해선 먼저 ‘사실’(fact)을 말해야 한다. 상대에 대한 주관적인 ‘판단’이 아닌 구체적인 ‘행동’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 다음 이것에 대해 내가 느끼는 ‘감정’(feeling)을 이야기한다. 이때 주어를 ‘나’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신의 어떤 행동을 보면서 난 이렇게 느꼈어”라고 말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나의 ‘의도’(intention)를 말한다. 감정적으로 상대를 ‘깨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상대가 잘되도록 하려는 ‘좋은 의도’로 말하는 것이 전달돼야 한다.

“한 대리, 지난 3주간 매주 주간보고서 제출이 하루씩 늦었어(사실). 보고가 늦는 게 습관이 될까 봐 걱정돼(감정). 이 얘기를 하는 건, 조직에서 자네가 더 큰 책임을 발휘하려면 룰을 지키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야(의도).”
어떤가. ‘제때 보고하라’는 같은 이야기인데 듣는 사람이 받는 느낌은 하늘과 땅 차이다. 따라서 상사가 어떻게 피드백하느냐에 따라 부하직원이 ‘변화’할 수도, ‘반발’할 수도 있다. 부하가 어떻게 반응하는가는 상사의 피드백 기술에 달렸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2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