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은 저금리 기조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좀처럼 돈을 풀지 못한다. 한국은행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단기 부동자금은 약 940조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7% 급증한 규모다.
이럴 때 대안이 될 수 있는 금융상품이 ‘펀드’다. 펀드는 종류가 수백여개에 이른다. 따라서 수익률이 높은 펀드를 찾기란 쉽지 않다.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유망펀드’ 3개를 골랐다.
◆암흑기 빛 밝히는 공모주·금펀드
현재 인기가 높은 펀드는 ‘공모주펀드’와 ‘금펀드’다. 공모주펀드는 올해 기업공개(IPO)를 진행한 기업이 잇따라 흥행에 성공했고 호텔롯데 등 대기업도 상장을 앞둔 만큼 투자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
다양한 종류의 공모주펀드 중 최근 자산가들의 환심을 산 상품은 ‘사모형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다. 이 펀드는 지난달 11개 펀드에 547억원, 이달 들어 10개 펀드에 466억원이 새로 설정될 정도로 인기가 치솟고 있다. 단기간에 수백억원이 몰린 것은 최근 현 투자시장 흐름을 볼 때 이례적이란 평가다.
강지현 하나은행 도곡PB센터 지점장은 “ 공모주펀드 투자로 실패한 사례가 거의 없어 관심을 기울이는 투자자가 많다”며 “여유자금이 있는 경우 자신의 포트폴리오 비율에 맞춰 장·단기적으로 접근할 것을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한승우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팀장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상황에서 공모주펀드는 투자기회의 조건을 갖췄다”며 “호텔롯데와 같은 대형 IPO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안전자산으로 떠오른 금펀드도 유망한 투자상품으로 꼽힌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금펀드의 수익률은 지난 15일 기준 연초 대비 14%대로 높은 편이다. 또 최근 한달 수익률도 9%대다.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국내 증시까지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금에 대한 수요가 부쩍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를 증명하듯 국내 금 거래시장도 활기를 되찾았다. 한국금거래소에선 지난 12일 하루동안 이뤄진 금 거래량이 56.7kg으로 2014년 3월 거래소 개설 이후 가장 많았다. 또 순금가격도 지난달 2일 3.75g(1돈)당 16만3500원에서 지난 13일 현재 19만5000원으로 급등했다.
송민우 신한은행 PWM프리빌리지 서울센터 PB팀장은 “최근 달러가치가 하락하는 등 변동성이 커지면서 금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며 “당분간 금값 상승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현재 국내에 금펀드를 판매하는 운용사는 신한BNPP운용과 IBK자산운용, 블랙자산운용, KB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등 7곳이다.
◆널뛰는 주식… 채권으로 눈 돌린 자산가
채권형펀드도 눈여겨보자. 금융투자협회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채권형펀드 자금 유입규모가 87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85조2000억원에서 한달만에 1조8000억원가량 유입된 셈. 월 기준으론 유입자금이 사상 최고치다.
이 중 공모형 채권형펀드의 유입액이 눈에 띄게 늘었다. 에프앤가이드가 조사한 자료를 보면 최근 한달간 국내 공모형 채권형펀드로 유입된 금액이 4146억원이다. 지난 6개월간 들어온 자금(5257억원)의 78%가 한달 만에 유입된 것이다.
채권형펀드에 돈이 몰리는 이유는 주식과 원자재 주가가 널뛰기를 보이면서 안전한 채권에 투자하려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국내 증시가 수년째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도 이유로 꼽혔다. 지난달 국내 채권형펀드의 수익률은 0.73%였지만 같은 기간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은 -5.45%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