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를 바라보는 증권가의 시선이 달라졌다. 그동안 성과가 부진해 주목받지 못했지만 최근 증권사들이 앞다퉈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실제로도 LG전자의 주가는 수직상승했다. 지난 2월18일 6만3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일주일 전인 2월11일 5만5500원보다 4800원(8.65%) 올랐다. 지난해 8월21일 장중 3만9300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반년 동안 2만1000원(53.44%)이나 뛴 셈이다. 차기 스마트폰인 G5에 대한 기대감과 가전부문 성수기 진입, 전기자동차사업 성장성 등 ‘삼박자’가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G5, 스펙 확장으로 최대판매량 기대
LG전자는 ‘MWC 2016’ 개막 전날인 지난 2월21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상반기 플래그십모델인 G5의 스펙을 공개했다. G4가 지난해 4월29일 공개·출시된 데 비해 2개월 이상 앞당겼다. 실제 출시일은 오는 4월 초로 예상돼 출시일 기준으로는 1개월 정도 빨라진 셈이다.
LG전자가 G5의 공개·출시일을 예상보다 앞당긴 이유는 스펙에 대한 자신감의 표출로 해석된다. G5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7과 출시 시점이 비슷하다. 또 샤오미의 미5 등 글로벌 모델들과의 경쟁을 본격화하기 위한 포석을 둔 것으로도 해석된다.
G5의 스펙은 지난해 G4, V10 및 다른 경쟁모델들과 차별화됐다. 디스플레이 사이즈가 5.1인치와 5.5인치의 중간인 5.3인치다. 또 프레임타입 메탈 소재가 아닌 풀메탈(케이스)타입으로 확장했다. 메탈케이스를 사용하면서도 착탈식의 배터리를 사용해 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였다.
또 경쟁모델과 동일하게 퀄컴의 최신 프로세서인 스냅드래곤82를 탑재해 낮은 배터리 용량에도 전력효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V10이 전면카메라모듈에 듀얼카메라를 사용했지만 이번 G5는 후면카메라모듈에 듀얼카메라(16MP+8MP)를 사용해 실제적인 듀얼카메라폰을 완성했다. 보조디스플레이와 지문인식기능 장착도 기대된다.
한국투자증권은 G5의 스펙 확장에 힘입어 올해 판매대수를 지난해 G4(Variance모델 포함) 대비 18% 증가한 950만대로 추정했다. 경쟁모델 대비 차별화된 스펙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증가할 것이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하이투자증권은 G5 판매가 과거 G3 수준을 상회하면 스마트폰부문(MC) 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이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전, 성수기 진입과 원가 개선 효과
대신증권에 따르면 LG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연결)은 4013억원(추정 매출 14조6493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대신증권의 추정치(3507억원)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1.5%, 전분기 대비 15%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적이 큰 폭으로 호전된 배경으로 가전(H&A)부문의 성수기 진입에 따른 매출과 이익 증가, 제품 믹스 확대, 원재료 하락 등을 기반으로 한 원가 개선을 들 수 있다. 가전은 에어컨의 성수기 진입 효과, 주요 원자재의 하락과 제품 믹스 개선 영향으로 영업이익률(6.3%)이 전년 동기 대비 0.7%포인트 높아질 전망이다.
또 지난해 4분기에 글로벌 출시된 트윈워시(세탁기)의 판매가 본격화되는 시점이다. 올해 신형모델인 에어컨의 선출시가 맞물린 효과가 반영되면서 마진율이 개선될 전망이다. 지난해 이후 사물인터넷과 접목된 프리미엄 스마트 가전제품으로의 교체 수요가 늘어나고 B2B 및 프리미엄(시그니처 브랜드)가전 영역 공략으로 신규 판매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TV(HE)부문도 OLED TV 중심의 제품 믹스 변화와 LCD 패널값 하락 지속으로 영업이익률이 추가로 개선될 전망이다. 특히 LG이노텍을 제외한 개별 기준의 영업이익은 38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 전분기 대비 27.2% 증가가 예상된다.
박강호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TV부문은 시장점유율 경쟁보다 수익성 확보와 패널값 하락, 프리미엄군 UHD TV, OLED TV 등 대형 TV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2~3% 수준의 영업이익률 시현이 가능해졌다”며 “중국 TV업체의 가격경쟁이 우려되나 프리미엄군 영역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양분한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수익성 호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으로 10년 견인할 자동차부품사업
여기에 GM의 전기차 ‘쉐보레 볼트 EV’ 개발의 전략적 파트너로 선정된 점은 앞으로 큰 성과를 거둘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증권가에서는 앞으로 LG전자의 10년을 자동차부품(VC)사업이 이끌 것으로 분석한다.
올해 상반기 스마트폰과 가전, TV사업이 선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캐시카우(수익창출원) 이상의 역할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오히려 자동차의 스마트화사업이 더욱 돋보인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이제 자동차산업은 주행성능과 연기배선 등 기계적 성능 향상이라는 전통적 패러다임에서 벗어났다. IT기술과 융합을 통해 안전성과 편의성을 높이고 환경친화적이면서 자율주행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진화한다. 따라서 많은 센서와 디스플레이장치를 보유하고 인터넷 연결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IT서비스가 가능한 새로운 플랫폼이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LG전자의 자동차부품(VC)사업이 급부상하는 배경이다.
자동차부품사업의 특성을 살펴보면 우선 티어(Tier) 구조가 명확한 전형적인 수주형산업이다. 공급사슬에 진입하기가 어렵지만 진입 후 경쟁력을 확보하면 장기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또 선행개발에 1년 이상 소요되고 프로젝트 수주 후 양산 시까지 2~3년이 소요되며 매출은 양산 후 3~8년까지 분산 실현된다.
김지산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LG전자의 자동차부품사업부의 매출액은 오는 2020년까지 연평균 30% 성장할 전망”이라며 “기업가치 측면에서 본다면 자동차부품사업부는 잠재적 성장성에 기반해 가치 재평가의 근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2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