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성트레이너들이 인기를 끌면서 건강을 위한 피트니스산업이 대중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왔다. 과거에도 건강과 운동에 대한 관심이 컸지만 주로 남성들이 운동전도사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근육질 몸매가 성별이나 나이 구분 없이 건강미를 뽐내는 몸매의 기준이 되면서 피트니스에 큰 관심이 쏠린다.

미국에서도 피트니스산업이 대중화되면서 온디맨드(on-demand) 서비스라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피트니스업계도 IT세상에 맞춰 변화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집에서 비디오나 DVD로 요가 또는 에어로빅을 따라 했다면 이제는 온라인 스트리밍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스타강사의 피트니스 수업을 들을 수 있다.


미국에서 주목받는 부티크 피트니스들도 온디맨드서비스를 시작했다. 부티크 피트니스는 필라테스·줌바·스피닝·댄스 카디오·권투·인터벌 트레이닝 등 다양한 운동을 그룹수업 형태로 가르친다. 현재 미국의 피트니스시장에서 소규모 피트니스센터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20%다.

뉴욕에서만 1000개의 부티크 피트니스를 운영하는 클래스패스(ClassPass)는 한달에 125달러(15만원)의 회비를 내면 지역 내 모든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서비스로 인기몰이 중이다.

스타 트레이너들도 온디맨드 트렌드에 합류했다. 미국의 스타 여성트레이너 트레이시 앤더슨(Tracy Anderson)에게 직접 트레이닝을 받으려면 가입비 1만5000달러(1800만원)와 매달 900달러(110만원)를 내야 한다. 돈이 있어도 1년 이상 대기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온라인 스트리밍을 이용하면 한달에 90달러로 언제 어디서나 그녀와 함께 운동할 수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피트니스산업, 불황에도 고성장
피트니스시장이 크게 성장하는 이유는 뭘까.


첫째, 인구수명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서는 젊어서부터 몸 관리를 잘 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이다. 둘째, 생활수준이 전반적으로 향상돼 돈을 내고 전문적으로 운동하는 사람이 증가했다. 과거에는 헬스클럽 등록이 사치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미래 건강을 위한 필수투자로 인식된다. 나아가 전문적인 운동도 다양한 방법을 통해 예전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즐길 수 있게 됐다.

셋째, 미디어에 자주 노출되는 유명인사들의 몸 관리에 대한 동경도 한몫한다. 건강미 넘치는 연예인이나 운동선수가 TV프로그램과 광고에 등장하면서 ‘몸짱’ 흐름에 동참하려는 대중의 움직임이 커졌다. 넷째, 피트니스클럽에서 그룹운동(GX, group exercise)을 통해 커뮤니티가 형성된다. 특히 선진국일수록 그룹운동을 통해 인맥을 쌓고 동질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트니스산업의 부흥은 세계적인 트렌드로 보인다. CNN머니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미국인이 운동에 열을 올린다고 보도했다. 글로벌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지만 피트니스산업은 꾸준히 성장한다는 것.

CNN머니에 따르면 헬스클럽과 피트니스 수업, 온라인·DVD 관련사업을 포함한 전체 피트니스산업의 규모는 2014년 미국을 기준으로 총 320억달러(약 40조원)에 이른다. 전세계 피트니스산업 규모는 840억달러(약 103조6000억원)로 전년대비 8% 성장했다.

미국에선 온라인 등 부대산업을 제외한 순수 피트니스분야의 시장규모가 240억달러(약 30조원)로 전년대비 10% 성장했다. 현재 미국 전역에서 영업 중인 헬스클럽이 3만2000개에 달한다. 피트니스산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90년대 초반 미국의 헬스클럽 등록인구 비율은 15%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20%를 넘어섰다.

◆아태지역 발전 가능성 매우 커

선진국도 피트니스산업의 성장이 현재진행형이지만 아시아태평양지역의 발전 가능성은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미국과 캐나다의 인구를 다 합쳐도 3억명이 되지 않지만 두 국가를 합친 피트니스 산업규모는 260억달러(약 33조원)다. 반면 세계 인구의 약 39%에 해당하는 28억명의 인구가 사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피트니스산업은 전체규모가 140억달러(약 17조원)에 불과하다. 지역별 인구 대비 피트니스산업 규모를 비교하면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큰 성장이 기대된다.

아시아태평양지역 중 일본의 피트니스시장이 51억달러(약 6조원)로 규모가 가장 크고 중국과 한국은 약 20억달러(약 2조5000억원) 수준이다. 인구 1000명당 피트니스산업 규모는 한국과 일본이 약 4만달러(약 5000만원) 시장으로 큰 차이가 없지만 미국의 7만5000달러(9000만원)에 비하면 절반에 불과하다.

특히 아직 걸음마 단계로 급성장이 기대되는 중국 피트니스시장의 무한잠재력에 주목해야 한다. 중국의 인구 1000명당 피트니스산업 규모가 1500달러(185만원)로 미국의 50분의1, 한국의 20분의1에 불과하다. 아직 중국인에게는 헬스클럽보다 야외 광장의 단체체조가 더 익숙하지만 상류층을 중심으로 피트니스문화가 빠르게 퍼질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중국 피트니스시장의 확대에 한국의 노하우가 잘 활용될 가능성이 커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피트니스시장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 피트니스산업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심각한 경영난과 과다경쟁으로 힘들어졌다는 평가가 나온 것.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피트니스산업은 여전히 성장산업임에 틀림없다. 특히 중국시장까지 염두에 둔다면 국내에서도 피트니스 운동기구, 운동복 등 관련시장의 전망이 밝다.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피트니스산업을 주식투자 관점에서 살펴보자. 먼저 미국의 대중적 헬스클럽 플래닛 피트니스(PLNT)와 웨어러블기기의 대표주자인 핏빗(FIT)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두 기업 모두 지난해 상장한 이래 다소 실망스런 주가흐름을 보였지만 피트니스시장의 성장성을 믿어볼 만하다.

피트니스와 관련된 국내주식 중에서는 인바디가 대표격이다. 인바디는 체성분 분석기 글로벌시장 점유율 20%로 세계 2위 기업이다. 전세계 어느 피트니스센터에 가도 체성분 분석은 필수다. 또 지난해 출시한 웨어러블기기 인바디밴드가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는 점도 호재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2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