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회사는 적자! 회장만 흑자!' 등의 문구를 적은 스티커를 가방에 부착한 대한항공 조종사 20명을 지난 16일 운항본부 자격심의위원회에 회부했다. 이는 해당 직원에 대한 징계 여부와 수위를 판단하는 사내 위원회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임금협상 결렬 후 지난달 쟁의행위에 들어갔으며 조종사 가방에 '일은 직원 몫, 돈은 회장 몫'이라는 문구 등을 부착하는 활동을 해왔다. 사측은 회사를 비방하는 이 같은 내용이 명예훼에 해당한다노조 위원장과 집행부를 고소·고발하고 스티커를 부착했던 조종사들을 이날 자격심의에 회부했다.


사측은 해당 조종사들에게 구두 소명 없이 서면으로만 소명을 받았다. 의에서 스티커 부착이 한 번 적발된 조종사는 견책, 2회 적발된 조종사는 비행정지 일주일 처분 등의 논의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결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사실을 적은 스티커로 징계하려 한다. 조양호 회장은 소셜미디어 댓글에 허위사실을 적어 전체 조종사들의 명예를 훼손하지 않았느냐"고 반박했다.

앞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난 13일 대한항공 김모 부기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종사가 비행 전 수행하는 업무가 많다는 글을 올리자 "조종사는 GO(가느냐), NO GO(마느냐)만 결정하는데 힘들다고요? 자동차 운전보다 더 쉬운 오토파일럿으로 가는데"라고 직접 댓글을 달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8일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김포 본사 앞에서 열린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항공노동자 결의대회에서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와 아시아나항공 노조 등 항공협회 소속 노조원들이 임금을 인상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