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애플의 도움없이 아이폰 잠금 장치를 해제했다. 이로써 애플과 FBI의 법적 공방이 일단락됐다.

28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미 법무부가 샌버나디노 총기 난사사건 용의자의 아이폰 정보를 열람하게 돼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취하했다. FBI는 애플에 용의자의 아이폰 속 정보를 볼 수 있도록 백도어(뒷문)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했지만 애플은 이를 거부했다. 이어 법원이 애플의 FBI 수사 협조를 지시했지만 애플의 거부로 지난달부터 법정 공방이 이어졌다.


외신에 따르면 FBI는 이스라엘 보안회사 셀리브라이트 지원으로 용의자의 아이폰 잠금을 해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10번 이상 암호를 잘못 입력하면 초기화되는 아이폰 잠금을 해제하기 위해, 셀리브라이트는 플래시 메모리를 떼어 내 수많은 복사본을 만들어서 무작위로 암호를 반복 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10번 이상 암호를 입력해도 초기화가 되지 않도록 한 것이다. 빠른 속도로 수차례 암호를 무작위 대입해 용의자의 아이폰 잠금을 해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잠금 해제를 거부했던 애플 입장에서는 새로운 시스템 취약점을 보완해야 할 처지가 됐다. 지난 21일(현지시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아이폰 잠금 해제' 협조 불가 입장을 고수한 바 있다. 그는 아이폰SE 출시 행사에서 "우리는 고객 정보를 보호할 책임이 있고, 이는 우리 모두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리가 가진 책임감에 대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애플스토어. /사진=머니위크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