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국 주요 대형 은행들의 이익 증가율이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성장세가 둔화된 산업군에서 부실채권이 대거 발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30일 중국 은행산업의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대비 2.4% 증가한데 그쳤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3년간 은행산업이 40%대에 이르는 고성장세를 시현한 것과 매우 대조적이라고 평가했다.


자산 기준으로 중국 최대 은행인 공상은행은 지난해 순이익이 426억5000만달러(약 49조원)를 기록해, 전년대비 0.5% 증가했다고 밝혔다. 2대 은행인 건설은행의 순이익은 0.1% 증가하는데 그쳤다. 4위 은행인 중국은행은 6년 만에 처음으로 순이익이 0.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부실채권이 급증함에 따라 중국 은행권은 충당금 적립과 상각에 따른 비용 부담에 힘겨워하고 있다. 중국 3개 대형은행이 지난해 부실채권을 상각한 규모는 218억5000만달러(약 25조원)에 육박해, 지난 2014년의 1.4배에 달하는 수치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건설은행의 충당금 적립비율은 2014년 200%에서 지난해 150%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중국 은행권의 전체 대출 채권대비 부실채권의 비율은 1.67%를 나타내, 지난 2014년의 1.25%보다 눈에 띄게 상승했다. 투자은행인 중국 인터내셔널 캐피털은 실제 비율이 이보다 훨씬 높은 8.1%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은행들은 올해도 수익 전망이 밝지만은 않은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중국 정부의 과잉설비 해결 노력과 경기 둔화세로 인해 이익 성장 동력이 미약하다는 평가다. 교통은행은 성명을 통해 "자산 건전성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라며 "은행권의 위험 관리 능력이 도마 위에 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안화. /자료사진=뉴스1(로이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