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멕시코 장벽설치 비용을 멕시코 정부에 부담시키기 위해 멕시코 이민자 송금을 차단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1000여 마일(약 1600km) 길이의 미국-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에 50억~100억 달러(약 5조8000억~11조6000억원)가 들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트럼프는 5일(현지시간) "미국 내 멕시코인들이 멕시코로 보내는 송금을 제한함으로써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차단벽을 세우는 비용을 멕시코가 부담하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고 뉴시스가 AP통신을 인용해 전했다. 미국 내 멕시코인들이 멕시코로 보내는 송금액은 연간 240억 달러(약 27조8000억)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트럼프는 멕시코뿐만 아니라 미국 내 모든 외국인들의 경우 합법적 신분을 입증하는 서류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해외송금을 규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에는 현재 불법 체류자들을 포함해 약 1200만명의 멕시코인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트럼프는 "멕시코가 50억∼100억 달러의 차단벽 건설 비용을 부담할 경우 이러한 규제를 풀 것이라며 멕시코가 매년 240억 달러에 달하는 송금액을 포기하는 것과 50억∼100억 달러의 차단벽 건설 비용을 부담하는 것 가운데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지는 쉬운 결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와 관련 "멕시코로의 송금을 제한하면 멕시코 경제에 타격을 줘 더 많은 멕시코인들을 미국으로 향하게 만들 것"이라고 비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통령을 포함한 미국의 선출직은 어떤 정책이든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나올 것에 대비해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며 "충분하게 검토되지 않은 정책들을 미국은 용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후보가 지난 3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웨스트 앨리스의 네이선 헤일 고등학교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AP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