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양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가 원생들을 폭행하거나 가혹행위를 가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인천계양경찰서는 어린이집 보육교사 A씨(28·여)가 원생들을 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수사 중이라고 오늘(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교사는 지난달 16일 오후 3시쯤 원생 B군(6)과 C군(6)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들의 머리를 잡고 수차례 박치기 하는 등 지난 2∼3월 원생들에게 가혹행위를 가한 혐의다.

A 교사는 이들에게 서로의 머리에 박치기를 하라고 지시했지만 말을 듣지 않자 머리를 붙잡고 수차례 강제로 부딪쳤다. 이로 인해 B군은 이마에 상처가 났으며, C군은 멍이 들었다.

이 같은 사실은 다른 원생의 학부모에 의해 우연히 밝혀졌다. 이 학부모는 집에서 자녀가 장난감을 갖고 혼자 놀면서 "말 안 들으면 구석에 벽보고 서 있게 할 거야"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고 어린이집을 찾아가 CCTV를 확인했고, 이 과정에서 A 교사의 가혹행위가 드러났다.


이 학부모는 "추가로 확인한 CCTV 영상에는 A 교사가 우유를 먹지 못하는 내 아이에게 우유를 억지로 먹이는 장면이 있었다"며 "아이에게 확인해보니 우유를 다 마시지 않으면 간식을 주지 않겠다면서 억지로 먹였고, 우유를 마시지 못해 쩔쩔매는데도 끝까지 먹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 학부모는 "다른 원생(6)은 친구들과 다툰다는 이유로 귀와 머리카락을 잡아 당기거나 얼굴을 때려 2∼3회 고개가 좌우로 돌아가는 영상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학부모들이 이 같은 사실을 문제삼자 A 교사는 지난달 말 어린이집을 그만뒀다. 피해 아동들도 모두 어린이집을 옮긴 상태다.

피해 학부모들은 A 교사의 가혹행위로 피해 원생들은 소변을 가리지 못하거나 취침 전 전등을 끄면 잠을 잘 수 없는 등의 고통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A교사는 경찰 조사에서 "훈육 차원의 활동이었지 아이들을 학대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해당 학대 장면이 담긴 2개월치 CCTV 화면을 확보, A 교사의 확대 정황이 담긴 영상을 확인했지만 학부모들이 6개월치 CCTV 분석을 요청해 CCTV 복원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피해 아동 4명과 해당 교사, 어린이집 원장에 대한 조사를 마친 상태"라며 "국과수의 복원된 파일이 넘어오면 추가 수사를 벌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자료사진=이미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