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국회의원 선거(4.13 총선) 당일인 13일 서울 마포구 대흥동 신석초등학교에 마련된 신수동 제4투표소에서 아이를 안고 온 가족이 투표 인증샷을 찍고 있다. /사진=장효원 기자
4·13총선 격전지 중 한 곳인 서울 마포갑의 투표소는 흥겨웠다. 백발의 노부부부터 아이를 안고 온 가족까지 선거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편한 반바지차림으로 투표소를 찾은 사람들도 보였다. 이렇게 가지각색의 사람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보인 점은 소중한 한표를 행사한다는 국민으로서의 자부심이었다.13일 9시쯤 서울 마포구 신수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신수동 제1투표소는 대체로 한산했다. 열댓명의 사람들이 투표를 기다리며 줄을 섰다. 투표소 관계자는 "투표를 시작한 오전 6시부터 8시 사이에 어르신들이 많이 찾았다"며 "지금은 뜸한 상태"라고 전했다.
잠시 투표소를 둘러보던 중 한 무리의 가족이 눈에 띄었다.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대학생 딸, 초등학생 아들로 구성된 대가족이었다. 이들 가족은 투표를 기다리면서도 후보자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대학교 과점퍼를 입은 최씨(21)는 "가족끼리 정치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할아버지와 정치 성향이 좀 달라서 의견 충돌이 가끔 생긴다"며 "그래서 부모님이 가운데서 중재를 해주는 편"이라면서 웃음을 지었다.
오전 10시쯤 용강동 제1투표소(용강동 주민센터)에서는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아침에 잠시 내리던 비가 그치자 사람들이 투표하러 나온 것으로 보인다. 근처에 대규모의 아파트 단지가 형성돼 있어 이곳에서도 가족 단위의 유권자가 다수 보였다.
건물 4층 강당에 위치한 투표소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에서 엄마 손을 잡고 탄 대여섯살로 보이는 한 아이는 "엄마, OOO 후보가 59살이야? 엄마보다 할아버지야?"라고 물었다. 부모와 같이 투표하러 오면서 아이에게 자연스럽게 정치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투표소 입구 쪽에서는 인증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기 위해서다. SNS에는 벌써 '#투표인증샷'이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수만건의 인증사진이 올라왔다. 인증샷이 SNS 사용자 사이에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으며 특히 젊은층에서도 투표를 해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잡는 추세다.
신수동 제4투표소(신석초등학교)에서 만난 엄씨(34)는 갓 100일이 지난 아이를 안고 아내와 함께 투표소 앞에서 인증사진을 찍었다. 엄씨는 "가족들과 함께 투표한 기록을 남겨 나중에 아이에게도 우리가 같이 투표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마포갑은 대법관 출신의 안대희 새누리당 후보와 17·19대 의원을 지낸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접전을 벌이는 지역이다. 이외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강승규 무소속 후보, 홍성문 국민의당 후보, 이상이 복지국가당 후보가 출마했다.
선거 초반 두 번이나 의원을 역임한 노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여유롭게 앞섰지만 안 후보가 무섭게 치고 올라오며 격차가 줄어든 모양새다. 서울경제가 지난 7일 보도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안대희 후보가 30.1%, 노웅래 후보가 33.5%를 기록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마포구의 투표율은 48.6%다. 같은 시각 전국 투표율은 46.5%, 서울시는 46.8%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자세한 투표율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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