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오늘(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초선의원 연찬회에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특강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새누리당 출신인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오늘(10일) 지난 4·13 총선 집권여당의 패배에 대해 "역대 보수정당의 최악의 참패요, 최악의 선거를 했다"고 맹비난했다. 김 전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초선 당선자 연찬회 특별강연에서 "엉터리 공천하고, 공천과정에 계보·계파 싸움을 하고, 180석이 넘는 의석을 가질 수 있는 기회에 이렇게 대패한 적은 없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전 의장은 "참 괜찮은 사람들이 국민을 우습게 보는 당 지도부 또는 그 '윗선' 때문에 낙마했다"며 총선을 진두지휘한 지도부는 물론 청와대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국회와 나라를 발전시킬 수 있는 재목들이 다 떨어졌지만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며 "지금 새누리당의 모습은 오늘 당장 선거를 하면 120석도 못 할 것"이라고 힐난했다.

김 전 의장은 전날 당선자 총회에서 오는 7월 전당대회 개최를 결의한데 대해서 "비대위 구성은 왜하나. 한달이 지나도 안하는데 안하는 것이 낫겠다"며 "(전대) 선관위나 빨리 구성하는 것이 낫겠다"고 했다. 국회 운영에 대해선 "이제 무작정 당론을 정하는 일은 지양해야 한다"며 "당론은 있겠지만 법안 하나하나 당론을 정해서 의원을 예속시키면 민주주의가 아니다"고 제언했다.


김 전 의장은 강연 뒤 질의응답에서 최교일 당선자가 위기 수습 방안을 묻자 3일 금식 연찬회를 주문했다. 그는 "우선 이런 연찬회 모습이 맘에 안 든다. 지금 당이 처한 엄중성을 아직 못 느낀 것 같다"면서 "사흘 동안 금식하면서 연찬회를 하고 금식비용은 어려운 사람에게 나눠줘야 한다"고 했다.


김 전 의장이 비대위원장으로 물망이 올랐던 것에 대해서는 "나는 자격이 없다"며 거절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밑바닥부터 새로 일어나야 한다. 시기보다 당이 어떤 모습으로 국민에게 새롭게 태어나겠다는 각오가 없어 그게 제일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