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씨의 대작은 관행이라는 주장에 대해 미술계 인사들은 비판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사진=뉴스1

조영남씨가 ‘대작은 관행’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미술계 인사들은 비판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다. 가수 조영남씨가 대작 논란이 일자 관행이라고 주장한 것은 관행을 껍데기로 받아들인 결과라는 것이다.
검찰이 조씨의 그림을 무명 화가가 대신 그렸다는 '대작' 의혹에 대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많은 미술 전문가들은 '조수'에게 자신의 그림 작업 일부를 맡긴 조씨의 행태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다만 이번 논란이 검찰 수사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되며, 미술계의 자정과 반성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의견이 대체로 많았다.

서양화가인 한 대학교수는 조씨가 "예술적 고민 없이 기술적인 작업보다 '작품의 개념'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현대미술의 겉모습만을 흉내낸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다른 미술대학의 교수도 "작품의 내용이 방대하거나, 대규모 인력의 협업이 필요한 설치미술의 경우는 조수나 제자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조영남씨의 화투 그림은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 미술평론가는 조씨의 정직성을 문제 삼았다. 그는 "팝아트 거장 앤디 워홀은 조수를 시켜 그렸다는 점을 밝혔지만, 조영남은 평소 조수를 썼다고 말한 적이 없으므로 분명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비판과는 별개로 법적으로 처벌하기보다는 예술계 내부에서 해결돼야 할 문제라는 견해가 많았다. 또 다른 미대 교수는 "조영남의 경우뿐만 아니라 조수를 쓴 모든 작가를 일률적인 법의 잣대로 처벌할 순 없는 노릇 아니냐"며 "예술가의 양심과 상식 등 예술적 기준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