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Inc는 6일(한국 시각) 발표한 2분기 실적에서 매출 11조9763억원(85억2400만달러)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9%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대만 로켓배송을 포함한 성장 사업 부문의 매출이 1조6719억원으로 대만 진출한 2022년 4분기 1806억원과 비교하면 약 2년반 만에 9배 이상 뛰었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에 있는 대만행 화물 항공기에 K중소기업 물품을 싣는 모습. /사진=쿠팡


올 2분기에도 기록 경신을 이어가고 있는 쿠팡이 대만 로켓배송 투자 규모를 키우며 미래동력에 베팅하고 있다. 쿠팡은 실적 공개와 함께 성장사업 부문의 연간 투자 규모를 1조3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현지 시장 지배력 확보를 위한 '계획된 적자'이자 지속가능한 성장에 대한 확신으로 풀이된다.


쿠팡Inc는 6일(한국 시각) 발표한 2분기 실적에서 매출 11조9763억원(85억2400만달러)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9% 성장했다고 밝혔다. 직전 분기에 이어 또다시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한 성과다. 영업이익은 2093억원(1억4900만달러)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손실 342억원에서 흑자 전환했다.

대만 로켓배송, 파페치, 쿠팡이츠 등이 포함된 성장 사업 부문이 실적 향상을 이끌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1조6719억원으로 쿠팡이 대만에 처음 진출한 2022년 4분기 1806억원과 비교하면 약 2년반 만에 9배 이상 뛰었다.


김범석 쿠팡 의장도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이번 실적의 핵심 성과로 대만 로켓배송을 꼽았다. 그는 "대만의 매출과 활성고객 수가 직전 1분기와 비교해 각각 54%, 40%가량 성장했다"며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대만 매출 증가율은 세자릿수였고, 돌아오는 3분기 성장률은 이보다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대만은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초기 몇년과 매우 유사한 추세를 보인다"며 장기적인 성공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쿠팡의 자신감은 대만 시장의 높은 성장 잠재력에서 나온다. 대만 전체 소매시장 규모는 약 200조원에 달하지만 이커머스 침투율은 11.5%로 33.7%인 한국보다 현저히 낮다.


쿠팡은 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한국의 성공 모델을 빠르게 이식했다. 월 약 2600원(59대만달러)의 저렴한 '와우 멤버십'을 출시해 무제한 무료 배송·반품 서비스를 제공하고, 현지 상품군을 500% 가까이 확대했다. 코카콜라, P&G 등 글로벌 브랜드는 물론 통이푸드, 웨이취안, 광취엔 등 대만 인기 식품 기업들과 직거래를 트며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힌 것이 주효했다. 여기에 K푸드, K뷰티 등 한국산 제품도 꾸준히 인기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대학원장은 "쿠팡이 해외 진출을 통해 균형 잡힌 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는 국내 중소기업의 역직구 확대에도 기여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성공 확신에 투자 3000억원 증액… '로켓배송' 충성도 높인다

대만 타오위안시에 위치한 2호 풀필먼트센터. /사진=쿠팡


이날 거랍 아난드 쿠팡 CFO는 대만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투자를 더욱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만의 잠재력이 빠르게 향상됨에 따라 성장 사업의 연간 조정 에비타(EBITDA) 손실 전망치를 기존 최대 7억5000만달러(약 1조400억원)에서 9억5000만달러(약 1조3200억원)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손실 전망치를 약 3000억원 늘린 것은 그만큼 대만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리겠다는 의미다. 아난드 CFO는 "이번 투자는 대만 서비스의 장단기 잠재력에 대한 확신이 높아졌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쿠팡의 추가 투자금이 한국의 '쿠팡친구'와 같은 직고용 배송 인력 '쿠팡프렌즈' 확대와 물류 인프라 강화에 집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쿠팡은 이미 대만 주요 도시에 자체 배송망을 확대하고 있으며 AI 기반의 2호 물류센터에 이어 3호 풀필먼트센터 건립도 추진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쿠팡 로켓배송의 핵심 경쟁력은 직고용 기반의 안정적인 배송망에 있다"며 "대만에서도 물류망과 상품 직매입, 멤버십 혜택 강화 등 다각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관계자는 "한국에서 충분히 시행착오를 거쳤고 그동안 노하우가 확보된 만큼 대만에서는 성장세가 더욱 가파를 것"이라며 "이변이 없다면 3분기에도 호실적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