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내 대권주자로 꼽히는 문재인 전 대표와 김부겸 의원이 영남권 신공항 문제를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부산 경남 출신인 문 전 대표는 가덕도 쪽에, 대구 경북 출신인 김 의원은 경남 밀양 쪽에 마음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문 전 대표는 오늘(9일) 부산 강서구 가덕도 신공항 예정지를 방문했다. 문 전 대표는 가덕도를 찾아 "정부는 입지 선정 절차가 공정하지 않다는 의혹에 명명백백하게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그는 이어 "지금 부산 시민들은 과연 입지 선졍의 평가 절차가 공정하고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되고 있는가에 대해 크게 걱정하고 분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밀양과 가덕도 중 어디를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개인 견해가 있지만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며 "객관적,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 그리고 국제적인 기준에 따르게 되면 아마 우리 부산 시민들이 바라는 바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그는 2012년 18대 대선에서 가덕도 신공항 유치를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총선에서도 "5명의 더민주 의원이 당선되면 현 정부 내 가덕도 공항 착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공언했다.
문 전 대표와 달리 대구 수성갑이 지역구인 김부겸 의원은 신공항을 경남 밀양에 유치해야 한다는 대구·경북 지역의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한 대구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부산의 속내는 신공항을 가덕도로 유치하면 좋고 아닐 경우 입지 선정을 무산시킨 뒤 이후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독자적으로 추진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두 대권주자의 입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더민주는 일단 중립을 지키고 있다. 문 전 대표와 김 의원의 견해차뿐 아니라 내년 대선 표심을 감안할 때 당 차원의 입장을 정하기 곤란한 면도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