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조원대 공적자금이 투입된 대우조선해양에서 근무하던 직원이 8년 동안 회사돈 180억원 가량을 빼돌려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경남 거제경찰서는 15일 회사돈을 빼돌린 혐의(업무상 배임)대우조선해양 차장 임모씨(46)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5월 정성립 사장 취임 이후 자체 감사위원회를 꾸려 전임 사장 시절의 방만경영 실태를 조사해 오다 임씨의 비위를 포착했다.


임씨는 대우조선해양에 문구류와 사무용품을 납품하는 A사 측과 짜고 납품비용을 실제 가격보다 30~50%씩 부풀려 과다 청구토록 한 뒤, 2734회에 걸쳐 169억1300만원을 빼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파견 기술자들의 숙소를 제공한 것처럼 친·인척 명의로 허위 임대차 계약을 체결해 9억4000여만원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임씨는 빼돌린 회삿돈으로 명품시계나 아파트 상가 등을 구입하며 개인 사업을 벌이는데 사용하고 비위 사실이 드러나자 회사에 명예퇴직을 신청한 뒤 경찰의 수사를 피해 도피행각을 벌여온 것으로 드러났다.


일각에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액수로 미뤄 단순한 개인비리가 아니라 조직적인 공모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내부의 공모나 윗선의 묵인이 없이 이정도 규모의 횡령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한편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은 분식회계와 경영진의 비리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남상태(66)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취임한 2006년부터 현재까지 추진된 프로젝트 500여건을 전수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