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유족에 배상 판결, 법원 "국가가 2억6400여만원 지급"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자료사진=뉴스1

고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아내 더민주 인재근 의원(63)과 두 아들이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김근태 전 고문이 당한 불법구금과 고문 등 책임을 물어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2억6000여만원의 배상을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8부(부장판사 정은영)는 오늘(12일) 인 의원과 두 아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국가는 인 의원에게 1억3600만원을 지급하고, 두 아들에게는 각각 64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증거를 종합하면 김 전 고문에 대한 체포 및 구속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다"며 "김 전 고문을 고문해 허위 자백을 받아내는 등 위법한 방법으로 수집된 근거에 기초해서 공소가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형사재판에서는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는 진술 증거, 증명력이 부족한 증거 등을 토대로 김 전 고문에게 유죄를 선고했다"며 "이같은 공권력 행사는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국가가 오히려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며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한편 김근태 전 고문은 1985년 민주화운동청년연합회(민청련) 의장으로서 민주화운동을 주도하다 연행돼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기술자' 이근안을 비롯한 경찰관들에 의해 물고문과 전기고문을 당했다. 김 전 고문은 출소 이후에도 고문 후유증으로 파킨슨병을 앓다가 지난 2011년 12월 별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