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라는 역사적 사건이 발생한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에 나타난 가장 흥미로운 특징은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수요가 공존한다는 점이다. 브렉시트 충격 이후 유럽을 제외한 글로벌증시가 빠른 속도로 하락폭을 회복하는 과정에서도 안전자산군으로 대변되는 금이나 엔화, 채권 등은 여전히 조정의 빌미를 보이지 않는다.
최근 나타난 글로벌증시의 반등 흐름은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간의 다이버전스(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냈다. 전형적인 위험자산 선호 국면과는 본질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주식시장 참여자 입장에서는 이런 금융환경에 입각한 투자전략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글로벌증시의 빠른 회복과정 속에서도 안전자산군 가격의 하단을 견고하게 지지해주는 버팀목이 바로 ‘불확실성’이다. 브렉시트로 발생할 수 있는 글로벌경기의 하강 리스크와 금융시장 파급효과는 여전히 전망불가의 영역으로 남았다. 불확실성은 중기적이고 산발적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을 증폭시킬 가능성이 농후하다.
브렉시트 이슈는 단순한 경제논리로 접근해서 전망을 도출할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정치·경제·사회 문제가 종합적으로 얽혀있는 복합적인 이슈인 만큼 현 시점에서 해당 이슈의 파급효과에 대한 전망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근본적인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에선 관성적인 분석과 결론에 입각한 투자전략은 막대한 손실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브렉시트 충격으로 미국의 고용과 물가, 성장전망에 하강 리스크가 높아졌고 금융시장은 다시 ‘자동안정화 기능’을 발휘해 연방준비제도의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까지 가격변수에 반영됐다. 파운드화 급락에도 불구하고 달러화의 일방적 강세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는 위축된 금융환경을 상당부분 상쇄하며 높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글로벌증시가 안전자산과 함께 강세를 나타낼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도왔다.
이처럼 브렉시트에서 시작된 불확실성과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효과로 안전자산과 위험자산 수요가 공존하는 금융환경이 지속된다면 어떨까. 국내증시 투자자 입장에서도 극단적인 위험 발생에 따른 리스크와 유동성 모멘텀을 배경으로 한 상승 리스크를 동시에 염두에 둔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4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