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금융그룹이 도약의 날개를 폈다. 복합점포와 기업투자금융(CIB), 해외진출 등 3가지 전략으로 초저금리시대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성과도 상당하다. 복합점포에선 고객의 호응이 뜨겁고 옛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인수로 시작한 CIB사업은 해외시장에서 수천억원의 대체투자에 성공했다. 아시아 금융시장에선 NH농협은행이 현지법인 설립을 준비하는 등 계열사들이 해외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농협금융지주전경. /사진제공=NH농협금융그룹
◆복합점포·올원뱅크… 서비스 질 높이다
올 한해 국내외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농협금융의 하반기 전략은 계열사 사업의 통합에 따른 시너지 확대로 요약된다. 먼저 농협금융이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 복합점포를 지방에 추가 오픈해 복합점포 영업권을 확대할 방침이다. 농협금융은 지방 네트워크가 탄탄한 장점을 살려 충남 천안을 시작으로 전남 순천, 경남 창원 등 지방 거점지역에 복합점포를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농협금융의 복합점포는 총 6곳으로 은행과 증권, 보험업종 간 칸막이를 없앤 개방형 구조로, 상품상담부터 가입까지 원스톱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편리하고 전문적인 자산관리서비스가 가능한 장점 덕분에 지난 5월 말 기준 총자산이 8조5091억원으로 늘었고 금융자산 1억원 이상인 고객이 1878명 증가하는 성적을 거뒀다.
또 농협금융은 계열사의 금융서비스를 집약한 모바일뱅킹 ‘NH올원뱅크’를 오는 8월 출시한다. NH올원뱅크는 앱에서 은행서비스뿐 아니라 증권·보험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이 은행, 증권, 보험상품에 손쉽게 가입할 수 있다. 여기에 농협중앙회의 농수산전문 인터넷쇼핑몰(a마켓)도 결합할 예정이다. 소비자는 전국의 지역농협을 통해 지역특산물을 모바일쇼핑으로 둘러볼 수 있다. 결제는 농협은행 간편결제서비스로 하면 된다.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은 “농협금융의 차별화된 강점을 살린 특성화 전략으로 미래기반을 구축해야 한다”며 “한 점포에서 은행과 보험, 증권업무를 모두 볼 수 있는 복합점포 등을 통해 그룹 차원의 시너지 효과를 더욱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CIB·PE사업 강화, 공동연계영업 집중
저성장·저금리 시장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수익모델도 마련했다. 은행, 증권, 보험사가 윈-윈 할 수 있는 CIB가 그 주인공. 계열사의 기업·투자금융 부문이 협업한 CIB사업은 지난 2013년 옛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의 인수를 시작으로 로드맵이 가동됐고 최근 세계 금융시장에서 은행-증권사의 CIB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이달 초 농협금융은 미국 뉴저지 가스발전소 리파이낸싱(2700억원) 해외인프라 투자에 선순위대출을 시행했으며 계열사가 공동 투자한 부동산 블라인드펀드(2020억원)를 출시해 영등포 타임스퀘어 오피스빌딩도 인수했다. 농협금융은 블라인드펀드가 안정적인 장기운용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
또 CIB사업 강화를 위해 은행과 증권사의 기업담당자들이 짝을 이뤄 기업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Pair-RM’(공동연계영업)제도와 지주 및 계열사 임원급으로 구성된 CIB전략협의회를 확대 운영할 방침이다. CIB전략협의회는 계열사 간 투자전략, 심사정보를 공유해 투자은행(IB)시장에서 계열사들의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김용환 회장이 취임 1년 동안 공을 들여온 프라이빗에쿼티(PE)사업도 확대한다. 김 회장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파견근무 당시 체득한 경험을 기반으로 올 초 은행과 증권으로 이원화했던 PE사업을 NH투자증권 IB부문으로 통합했다. 이에 따라 은행의 잠재리스크는 완화됐고 PE사업은 규모의 경쟁을 갖추는 효과를 거뒀다.
앞으로 NH투자증권 PE본부는 우수인력을 추가 확보해 경쟁력을 키울 계획이다. 국내 15위 수준인 PE본부의 기업구조조정 관련 바이아웃(사모펀드) 역량을 2020년까지 10위권으로 끌어올린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농협금융은 1조2000억원 수준의 출자약정을 2조원으로 상향조정했다.
◆해외진출 속도, 미얀마에 법인 설립
해외진출에도 적극적이다. 김 회장은 앞서 “조선·해운업 관련 거액의 대손비용 발생에 따른 우려 상황에서도 농협금융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내려면 글로벌 진출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를 입증하듯 김 회장은 취임 때부터 해외사업의 일환으로 금융지주와 자회사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글로벌사업 전담조직을 만들고 해외진출에 속도를 냈다. 특히 중국, 베트남, 미얀마,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5개국을 해외진출 집중국가로 선정해 농협의 강점과 특수성을 활용한 글로벌사업을 추진한다.
조만간 중국 공소그룹과 진행하는 합작사업도 구체화한다. 합작사업에는 농협캐피탈이 공소그룹 융자리스회사 증자에 참여하고 연말까지 인터넷 소액대출회사에 농협생명 등이 포함돼 신규 설립하는 방식이다.
동남아 금융시장에서도 현지은행을 인수하고 MFI(소액대출금융기관)를 설립하는 등 다양한 진출방식을 추진할 방침이다. 미얀마 MFI는 올해 안으로 현지법인을 설립해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현재 우리나라 금융당국에 사전신고 등의 절차를 마무리했고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미얀마 금융당국에 인가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아울러 베트남 하노이사무소를 조만간 지점으로 바꿔 본격적인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김 회장은 “중국 공소그룹과 융자리스 합작 참여 결정 등 글로벌사업이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며 “앞으로 해외시장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해외진출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4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재테크 경제주간지’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