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이미지투데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이후 세계시장의 자본이 머니마켓펀드(MMF)에 쏠렸다.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현금성 안전자산인 MMF로 돈이 몰린 것이다. 반면 주식형펀드에선 수십억달러 규모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브렉시트 사태 이후 수익률이 떨어졌기 때문이다.이 현상은 계속되는 시장 변동성과 약화된 기업신뢰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탓에 아직 명확한 투자결정을 내리지 못한 사람이 많음을 의미한다. 브렉시트 사태 이후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시작한 이른바 '안전으로의 도피'(flight to safety)현상이다.
◆국내 MMF 설정액, 사상 최고치 기록
대표적 단기 부동자금인 MMF의 설정액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스피가 2000선을 돌파하자 일부 투자자들은 차익실현 후 상대적으로 위험부담이 적은 MMF로 몰려들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많이 오른 주식은 팔고 조정 시 저점매수를 하기 위해 투자대기성으로 MMF에 자금을 넣어두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MMF는 단기금융상품에 집중 투자하는 실적배당펀드다. 주로 금리가 높은 CP(기업어음)나 CD(양도성예금증서), 콜론(Call Loan) 등 실세금리를 신속히 반영하는 단기 고수익 금융상품에 투자한다. MMF는 특히 만기 1년 이내의 국공채·기업어음이나 만기 6개월 이내의 단기 우량채권에 집중된다. 하루만 맡겨도 수익이 나고 투자대상도 안정적이어서 대기자금의 성격을 띤다. 주식 투자자금을 빼거나 펀드를 환매하는 투자자들이 일시적으로 MMF에 자금을 맡기기도 한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MMF 설정액은 전 거래일 대비 8943억원 증가한 127조385억원으로 집계됐다. 설정액 기준 127조원대로 올라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2008년 미국발 글로벌금융위기가 터진 직후인 2009년 3월16일의 126조6462억원이라는 기록이 이전까지 최고치였다.
MMF 설정액은 지난 1월6일 이후 현재까지 100조원을 웃돌며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했다. 이달 들어서도 MMF에는 20조2474억원이 유입돼 시중 여유자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됐다.
◆외화 MMF 쏠림 현상, 한동안 지속 전망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아이머니넷(iMoneyNet)의 자료에 따르면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 이래 달러화 역외 MMF로 들어온 투자금이 240억달러(약 27조2880억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금융정보업체인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의 조사에서도 지난해 10월 이후 파운드화 MMF에는 300억달러(약 34조1100억원) 이상의 투자금이 몰렸다.
또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시장의 불확실성이 만연하면서 더 많은 자산이 MMF로 흘러들어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고정수익펀드를 운용하는 로열런던자산운용은 "HSBC나 로이즈 등 대형기관 투자자들이 MMF로 돈을 옮긴다"고 밝혔다. 이어 "채권처럼 장기간 돈을 묶어두지 않으면서 수익을 내고 싶어 하는 투자자들이 눈에 많이 띈다"고 덧붙였다.
캐나다 투자회사인 BMO글로벌자산운용도 "글로벌시장의 성장세가 여전히 불안정하다"며 "자산운용 비중을 MMF로 돌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재테크 경제주간지’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