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재투자로 복리수익 '매력'… 변동성 큰 점은 유의


저금리시대가 지속되면서 예·적금의 세후이자율이 물가상승률을 밑돈다. 투자를 생각해보지만 변동성이 큰 증시에 불안감을 떨쳐내기 어렵다. 그렇다고 아무런 투자도 하지 않으면 왠지 손해 보는 것 같아 속이 상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배당주펀드가 저금리시대 투자대안으로 떠올랐다. 안전성과 수익률을 동시에 추구하는 매력이 크게 작용했다.


/사진=뉴스1 안은나 기자

◆지리한 박스권, 치솟는 배당주펀드 ‘매력’
투자자들은 불안한 증시 탓에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다고 말한다. 주식에 투자하자니 리스크가 너무 커 안정성을 추구하는 상품에 관심이 더 가는 상황이다. 올해 1918선에서 출발한 코스피는 중국의 성장둔화 우려와 국제유가 급락으로 지난 2월12일 1835선까지 고꾸라졌다. 이후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의 마이너스금리정책으로 지난 6월8일 2000선 초반까지 올라섰지만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직후인 6월24일 다시 1925선까지 추락했다. 증권시장 거래시간이 30분 연장된 첫날인 지난 1일 코스피는 연중 최고치인 2030선까지 접근했지만 4일 현재 2000선으로 또 내려갔다.

이처럼 코스피는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처지다. 올해 하반기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브렉시트로 인한 파장을 예측하기 어렵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미국 대통령 선거도 글로벌증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내의 경우 기업 구조조정과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이 증시 변수로 거론된다.


증시가 불안하다고 해서 적절한 투자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채권형펀드와 배당주펀드는 오히려 빛을 보는 투자처로 분류된다. 다만 채권형펀드는 현재 채권금리가 사상 최저치에 머물렀다는 점이 발목을 잡는다. 채권금리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매력을 잃어가는 모양새다. 채권가격은 채권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채권가격의 상승폭 제한은 채권형펀드의 수익률 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따라서 투자전문가들은 채권형펀드보다 배당주펀드가 상대적으로 더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고 조언한다. 배당주펀드는 배당을 많이 하는 종목에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남길 수 있다. 기업이 배당을 늘리면 관련 주식이 주목받으면서 자연스레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또 배당수익은 덤이다.

최근 저금리 장기화와 정부의 배당장려정책으로 배당주펀드의 투자매력이 더 부각됐다. 앞서 정부가 배당소득 증대세제를 도입하면서 고배당기업에 투자한 주주들의 배당금에 대한 원천징수세율이 15.4%에서 9.9%로 줄었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는 고배당기업 배당소득에 대해 27.5%의 분리과세도 신청할 수 있다. 또 지난해 12월 결산배당을 공시한 기업의 총배당금액(보통주 기준)이 2014년보다 33.1% 증가하는 등 배당추세도 오름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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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 배당주펀드 vs ‘흐림’ 채권형펀드
배당주펀드는 전망이 밝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의 예상 배당수익률은 1.7%로 국채 10년물의 지표 금리수준을 넘어섰다. 실제 배당주펀드의 수익률도 매력적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배당주펀드의 1개월 평균수익률은 0.70%다. 같은 기간 국내 채권형펀드가 0.16%의 평균수익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성적이다.


배당주펀드와 국내 채권형펀드의 최근 6개월 평균수익률을 비교하면 차이는 더 크게 벌어진다. 배당주펀드는 이 기간 동안 3.33%의 평균수익률을 거둔 반면 국내 채권형펀드는 1.70%에 그쳤다. 게다가 시장에서는 배당주펀드의 상대적 우위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코스피의 배당수익률이 국고채 3년물 금리와 정기예금 금리를 상회하는 첫해인 만큼 배당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오온수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박스피, 마이너스금리, 정부정책 수혜 등을 고려할 때 배당주펀드 투자는 성과를 낼 수밖에 없다”며 “배당주펀드의 기본개념은 배당재투자로 복리수익을 얻는 것”이라고 장기투자를 강조했다.

◆배당주펀드, 수익률도 ‘만족’… 우려 시각도

배당주펀드의 실제 수익률은 어떨까. 설정액 100억원 이상 25개 배당주펀드 중 지난 2일 기준 1개월 수익률이 가장 높은 상품은 KB자산운용의 ‘KB리서치고배당(주식) A 클래스’로 나타났다. 4.27%로 25개 가운데 유일하게 4%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3%대의 수익률을 낸 상품은 베어링자산운용의 ‘베어링고배당플러스(주식)ClassF’와 ‘베어링고배당(주식)ClassA’로 각각 3.65%, 3.56%의 성적을 거뒀다.

최근 6개월 기준으로 배당주펀드의 수익률을 살펴보면 순위가 바뀐다. 베어링자산운용의 ‘베어링고배당플러스(주식)ClassF’가 9.12%의 수익률을 자랑한다. 이어 베어링자산운용의 ‘베어링고배당(주식)ClassA’가 8.36%, 동부자산운용의 ‘동부진주찾기고배당 1[주식]ClassA’가 6.73%, BNK자산운용의 ‘BNK튼튼배당자 1(주식) Class C-e’가 5.30%를 기록했다.

안정성과 수익률을 추구하는 배당주펀드가 투자자에게 각광받는 가운데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배당주펀드 역시 주식형펀드의 일종인 만큼 채권형펀드보다 변동성이 큰 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비오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채권형펀드 대비 배당주펀드의 수익률 매력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며 “하지만 배당주펀드는 배당뿐 아니라 해당 종목의 주가 역시 반영되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오온수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장기투자에 적합한 배당주펀드 특성상 해외 배당주펀드에 투자할 때는 환노출형인지 환헤지형인지를 체크해야 한다”며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는 항상 환율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4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