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눈에 띄는 경제성장률을 보인 폴란드가 한국기업에게 '유럽 시장 공략 허브'로 급부상하고 있다. 사진은 폴란드 중앙은행. /사진=로이터


최근 EU(유럽연합)에서도 손꼽히는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폴란드가 한국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1989년 11월1일 공식 수교 이후 전통적인 제조·물류 등을 바탕으로 성장해온 두 나라의 교역은 최근 미래 첨단산업까지 확대됐고 EU의 중심축으로 거듭난 폴란드는 한국기업을 동반성장의 중요한 파트너로 인식하며 경제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1991~2000년대 초반에는 대우(현 포스코인터내셔널)·삼성전자·LG전자·현대자동차·기아 등이 현지에 진출했다. 해당 기업은 현지에 판매법인·R&D(연구개발)센터 등을 설립해 제품 홍보 및 판매에 나섰다.

2004년 폴란드의 EU 가입으로 한국기업의 유럽 공략 교두보로 부각된 2000년대 중반~2010년대 초반에는 한국기업의 관세 혜택과 함께 주변 유럽 나라로 이동이 용이한 지리적 우수 접근성 등을 앞세워 제조 및 물류 거점으로 자리매김했다.


삼성전자는 로드즈 인근 브롱키(Bronki)에 TV 및 가전제품 공장을 세웠고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도 생산기지를 마련했다. 관련 중소기업들도 현지 동반 진출을 통해 원활한 생산 체계를 구축했다.

201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전기차 배터리 등 미래산업 공급 중심지로 도약하고 있다. 2013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 공식 수립한 두 나라는 경제·방위산업·에너지 등으로 협력 관계를 넓혔다.


LG에너지솔루션이 폴란드 남부 카토비체에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생산 시설을 설립하면서 유럽 내 전기차 배터리 공급의 중심지로도 도약했다.

LG엔솔의 생산시설 설립은 현지에 자동차부품 클러스터가 형성되는 데 큰 영향을 끼쳤고 관련 한국 자동차부품 제조업체들도 현지 자동차 생산업체와 협력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게 됐다.


한국 기업들이 폴란드의 현지 제조업체들과 협력을 통해 다양한 산업 생태계를 강화하면서 유럽 내 신속한 부품 공급망 구축과 비용 효율성 강화가 가능해졌다.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2018~2023년 두 나라의 교역은 연평균 15.1% 성장했으며 폴란드의 수출은 연평균 15.8%, 수입은 10.4% 늘었다고 분석했다. 한국기업들이 현지에 생산기지를 구축하면서 생산 설비·소재·부품 등 수출이 증가한 영향이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폴란드 누적 투자액(한국수출입은행 통계)은 약 61억달러(약 8조4300억원)를 넘어섰고 현지진출 법인 수는 400여곳에 이른다.

주변 국가로의 이동이 용이한 지리적 장점을 갖춘 폴란드가 한국기업의 제조 및 물류 거점으로 자리매김 하면서 유럽 전역 공략도 용이해졌다.

인접 국가인 우크라이나가 장기화된 러시아와의 전쟁이 끝나 재건 사업에 돌입하면 폴란드의 전략적 물류 허브 위상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폴란드는 노후 시설 현대화와 탄소 중립 목표를 위해 기존 석탄 발전소를 대체하는 신재생에너지 플랜트 및 환경 친화적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어 국내 EPC(설계·조달·시공) 기업들의 참여가 활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EU 기금을 통한 도로·철도·항만 인프라 현대화 사업도 지속해서 추진되고 있으며 관련 경쟁력을 보유한 현지 진출 한국기업 및 신규기업의 사업 참여 기회 창출도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기업에게 폭넓은 투자 기회가 보장된 폴란드는 국제 신용도 양호한 수준이다. 올 초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 중 한 곳인 무디스는 폴란드의 국제신용등급을 지난해와 같은 A2(안정적), 피치로부터는 A-(긍정적)를 받아 투자적격등급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