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화재 사건. /자료사진=뉴시스

안성 화재 사건이 소방공무원이 저지른 사건으로 드러났다. 안성에서 중년 부부를 살해하고 화재까지 낸 사건 용의자로 현직 소방관이 붙잡힌 것이다.
경기 안성경찰서는 어제(10일) 살인 등 혐의로 안성 화재 사건 용의자 소방공무원 A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돈을 목적으로 중년 부부를 살해하고 불까지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안성소방서 민원팀 소속으로 근무하는 현직 소방공무원이다.

A씨는 지난 1일 오전 3시 5분쯤 안성시 당왕동 한 단독주택에 침입해 중년부부 B씨와 부인 C씨를 흉기와 둔기로 살해한 뒤 집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범행 이후 화재 신고를 하고 같은 날 경찰에 참고인 조사까지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참고인 조사에서 "A씨를 피의자로 의심할 만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 9일 오후 4시50분쯤 안성시 아양동 한 아파트 15층 옥상에서 농약을 마시고 자살을 기도했지만 가족 신고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에게 구조됐다.

병원으로 이송되던 A씨는 경찰관에게 안성 화재 사건을 자신이 저질렀다고 자백하며 "강도할 목적으로 주택에 들어갔다 싸움이 일어나 부부를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지난 9일 버린 범행도구가 경찰에 발견되는 등 수사망이 좁혀오자 자살을 기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숨진 A씨 부부에 대한 1차 검안 결과 두 사람 모두 목 부위에 치명상을 입은 것과 호흡기에서 그을음이 극소량 나온 점을 보고 화재 사건이 아닌 살인 사건으로 수사를 전환했다. 경찰은 A씨가 건강을 회복하는 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 등을 확인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