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해 비밀리에 추진하던 ‘타이탄 프로젝트’ 참여 인력을 대거 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초 관련 사업을 비밀리에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 인력을 줄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애플이 전기차를 기반으로 하는 ‘자율주행 애플카’ 꿈을 접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지난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 내부 사정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 발언을 인용해 “애플이 자율주행차 관련 종업원 수십명을 해고하면서 관련 계획을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인력 감축은 타이탄 프로젝트의 새 사령탑인 밥 맨스필드가 주도했다. 밥 맨스필드는 타이탄 프로젝트를 총괄했던 스티브 자데스키가 올해 초 개인적 사유로 회사를 떠난 뒤 지난 7월 후임자로 부임했다.

맨스필드는 스티브 잡스의 오랜 지기로 지난 2013년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가 3년여 만에 경영에 복귀했다. 하지만 자동차 전문가가 아닌 탓에 그의 복귀 소식이 전해진 직후부터 타이탄 프로젝트에 대대적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얘기가 끊이지 않았다. 

지난달 24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016 대한민국 정보기술(IT)융합 엑스포’에 모습을 드러낸 자율주행차. /사진=뉴시스

자율주행차 사업은 최근 완성차업체 뿐만 아니라 구글, 우버 등 IT업체들까지 가세하며 전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한 분야다. 
이런 가운데 현지 매체들은 애플이 기술 개발 속도가 경쟁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처지자 관련 프로젝트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 같다고 보고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팀 쿡 애플 CEO가 모호한 말로 자율주행차 개발 계획을 시사했지만 근거가 없는 것이었으며 타이탄 프로젝트에서 자동차 부문은 사라진 것 같다”며 “애플카는 없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선 이번 해고로 애플이 직접 개발 대신 관련 업체를 인수하는 쪽으로 자율주행차 사업의 방향을 튼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