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정 의원 국회의원. 29일 국조특위에서 발언하고 있는 김한정 민주당 의원. /사진=뉴시스
김한정 국회의원이 청와대가 마약류로 지정된 의약품을 1100여정이나 구매한 사실을 지적했다. 어제(30) 국조특위에서 김한정 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청와대가 1100여정의 마약류 의약품을 구입해 800정 이상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한정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 대통령경호실에서 제출받은 '청와대 구매 향정신성의약품 현황' 내용을 공개했다. 현황에 따르면 청와대는 자낙스 600정, 스틸녹스 210정, 할시온 300정 등 모두 1110정의 마약류 의약품을 구매했다.
자낙스는 구속수사를 받고 있는 최순실씨가 차움의원에서 처방 받은 약물로, 공황장애나 불안장애를 치료할 목적으로 사용된다. 의존성이 높을 수 있어 마약류로 지정된 의약품이다. 스틸녹스는 과거 방송인 에이미씨가 과다복용혐의로 처벌받아 화제가 됐던 약물로, 주성분은 졸피뎀이다. 졸피뎀 역시 환각증세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할시온은 오래 복용하면 환각증세 등 부작용이 심해 일부 국가에서는 사용이 금지된 약품으로, 국내에서도 10일 이상 장기복용은 금지돼 있다. 청와대는 이같은 마약류 3종을 2013년 4월18일과 8월21일, 모두 1110정이나 구매했다.
청와대는 2016년 10월31일 기준으로 이 약품들 가운데 스틸녹스 101정, 자낙스 83정, 할시온 100정만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그동안 모두 836정을 소비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한정 의원은 마약류 구입 내역 공개와 함께 "청와대가 비타민주사와 비아그라 등 의약품 구매뿐 아니라 중독성이 강한 마약류 의약품을 다량구매하고 소비한 이유에 대해 국민은 의아해한다. 청와대는 마약류 의약품에 대한 처방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청와대는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를 구매한 사실이 드러나 고산병 치료제로 썼다고 해명하는가 하면, 태반주사 등 정규적인 경로로 처방받기 어려운 영양주사제를 다량 구입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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