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가 프리미엄 유료 동영상서비스 ‘유튜브 레드’와 음악 동영상 앱 ‘유튜브 뮤직’을 국내에 선보였다. 아시아에선 최초, 전세계에서는 미국, 호주, 뉴질랜드, 멕시코에 이어 5번째다. 글로벌 콘텐츠기업 ‘넷플릭스’와 애플의 ‘애플뮤직’이 기지개를 켜지 못하는 우리나라에서 유튜브 형제는 다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3가지 기능 더해진 ‘유료 유튜브’


6일 유튜브는 서울 강남구 청담CGV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유튜브 레드와 유튜브 뮤직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아담 스미스 유튜브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부사장은 “한국은 음악과 유튜브를 사랑하는 국가”라면서 “최적의 환경에서 음악과 동영상을 즐기는 프리미엄 경험을 하기를 바란다”며 서비스를 소개했다.

지난 6일 국내 론칭된 '유튜브 레드' /사진=유튜브

유튜브 레드는 기존 유튜브에 3가지 기능이 더해졌다. 우선 유튜브 레드 가입자는 광고 없는 동영상과 음악을 즐길 수 있다. 동영상 콘텐츠를 방해 없이 시청할 수 있는 것. 다른 앱을 사용하면서도 계속해서 음악 사운드를 들을 수 있는 백그라운드 재생 기능도 추가됐다. 영상을 저장해 오프라인 상태에서 시청할 수 있는 ‘오프라인 스테이션’ 기능도 기대를 모은다.
월 이용료는 7900원. 해외 이용료인 9.99달러(약 1만1000원)보다 저렴하다. 유튜브 측에 따르면 이 가격은 시장상황을 반영한 것은 물론 구글의 음원스트리밍서비스 ‘구글 플레이 뮤직’이 함께 들어오지 않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책정됐다. 구글 플레이 뮤직은 현재 국내 출시를 준비 중으로 출시 이후 유튜브 레드와 묶여 가격이 변동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함께 출시된 유튜브 뮤직은 취향에 맞춰 영상을 추천해주는 ‘나만을 위한 맞춤 뮤직 스테이션', 매일 가장 인기있는 음악을 소개하는 ‘오늘의 유튜브 뮤직 추천’ 등을 지원한다. 차트를 사랑하는 국내 사용자만을 위한 ‘주간베스트’ 섹션도 제공된다.

유튜브 레드 가입자는 유튜브 뮤직을 광고 없이 이용할 수 있고 백그라운드 기능과 오프라인 저장 서비스도 제공된다. 유튜브 뮤직만을 이용하는 사용자는 기존 무료 서비스인 유튜브를 기반으로 유튜브 뮤직의 기능인 플레이리스트, 큐레이션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속 빈 강정’ 유튜브 형제, 경쟁력 갖출까

유튜브는 방대한 동영상 콘텐츠를 무기로 국내시장에 자리 잡는다는 계획이다. 기존의 동영상은 물론이고 유료 가입자를 위한 유튜브의 오리지널 시리즈를 제공하는 것. 현재 20여개의 드라마 시리즈가 있으며 국내에서는 아이돌 그룹 빅뱅의 시리즈물을 제작, 내년 상반기에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유튜브 레드가 ‘무료 유튜브’에 익숙한 국내 사용자를 얼마나 유인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유튜브가 오리지널 콘텐츠를 차별점으로 내세웠지만 국내 가입자는 현재 ‘스케어 퓨다이파이’ 전편만 시청 가능하다. 그 외의 오리지널 시리즈는 첫 편만 볼 수 있다. 게다가 스케어 퓨다이파이 첫 편과 그 외 오리지널 콘텐츠 첫 편은 유료 가입자가 아니어도 시청할 수 있다. 유튜브 측은 점차 늘려갈 계획이라고 하지만 꽤 오랜 기간 국내 출시를 타진해온 것 치고는 의외의 ‘속 빈 강정’으로 상륙했다는 평가다. 

이선정 유튜브 음악 파트너십 총괄 상무. /사진=유튜브

유튜브 뮤직 역시 기존의 유튜브에 업로드 된 영상을 그대로 옮겨와 경쟁력이 없다. 유튜브 영상이 곧 음원이지만 유튜브 레드에 가입하지 않으면 광고를 들어야 하고 백그라운드 재생 등이 지원되지 않는다. 유튜브 레드에 가입 후 유튜브 뮤직을 가입한다 해도 국내 음원업체에 비해 현저히 케이팝 비중이 적어 국내 소비자를 끌어당기기에는 역부족이다. 유튜브 측은 ‘해외음원’ 비중이 높다고 강조하지만 국내 소비자의 전반적인 취향도 반영돼야 한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한 음원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은 케이팝에 대한 충성도가 높다”며 “애플뮤직이 국내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걸 보면 알 수 있다. 유튜브도 국내 소비자를 위한 콘텐츠와 음원을 확보해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선정 유튜브 음악 파트너십 총괄 상무는 “기존 유튜브 영상이 많아서 음원 확보량은 뒤지지 않는다”며 “한국시장은 본사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