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비OPEC 산유국들이 15년 만에 처음으로 감산에 합의했다. /사진=머니투데이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비OPEC 산유국들이 15년 만에 처음으로 감산에 합의했다.
OPEC이 지난달 말 이뤄낸 감산이 비OPEC 산유국으로까지 확산됐다. OPEC를 주도하는 사우디 아라비아는 합의보다 더 감산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칼리드 알 팔리흐 사우디 석유장관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의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합의로 장기적 공조를 위한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비OPEC 산유국을 대표하는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석유장관은 같은 자리에서 "오늘 합의는 원유시장의 안정화를 앞당기며 변동성을 줄여 새로운 투자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회의에서 13개 비OPEC 산유국들은 일평균 55만8000배럴 줄이기로 합의했다. OPEC이 요청했던 60만배럴에는 다소 못 미치지만 역대 최대 감산이다. 러시아가 일평균 30만배럴 감산하기로 결정했다. 노박 러시아 석유장관은 점진적 감산이 될 것이라며 내년 3월까지 생산은 지난 10월의 1124만7000배럴에 비해 20만배럴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노박 장관은 러시아의 원유생산은 6개월 후 1094만7000배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OPEC의 감산 동참에 알 팔리흐 사우디 석유장관은 내년 1월1일부터 48만6000배럴 줄일 것이며 추가 감산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절대적 확신을 갖고 말할 수 있다"며 "내년 1월1일을 기해 우리는 감산할 것이고 감산 규모는 지난달 30일 약속했던 수준을 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 에스펙츠의 암리타 센 수석원유애널리스트는 사우디의 추가 감산 발언에 대해 "충격과 서프라이즈"라고 평가했다. 그는 "사우디가 시장 리밸런싱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며 "OPEC이 감산을 이행할지에 대한 우려를 끝내고자 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유가가 오를 수록 감산의지가 흐릿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여전하다. 피라에너지컨설팅의 개리 로스 창립자는 "산유국들이 모두 유가 상승을 즐기며 합의 초반 감산을 준수하고 있다. 하지만, 유가가 계속 오를 수록 합의 이행 의지는 약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센 에스펙츠 애널리스트는 "2개월 전에 비해 커다란 전환점"이라며 "비관론자들이 계속해서 이행여부를 의심하겠지만 (감산) 상징성 자체를 과소평가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로스 창립자는 "OPEC의 목표 유가는 배럴당 60달러라며 그 이상이 되면 경쟁적 생산을 촉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